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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서울 부동산 매물 45%가 허위·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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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로부터 독립을 준비 중인 박모(29)씨는 부동산 중개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저렴한 원룸 매물을 확인하고 공인중개업소 측에 연락했으나 “그 방은 벌써 나갔다”는 답변을 받았다. 박씨는 앱에서 발견한 다른 원룸을 직접 찾아갔지만 가전제품 등의 옵션이 등록 정보와 달랐다.

1인 가구 증가와 함께 부동산 중개 사이트로 아파트나 방을 구하는 이용자가 늘어나는 가운데 사이트에 등록된 서울 지역 매물의 45%가 허위·과장 매물인 것으로 나타났다. 허위 매물을 올리는 공인중개업소에 대한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면서 관련 법안 처리에 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과 한국인터넷광고재단이 10일 발표한 ‘온라인 부동산 허위매물 실태조사’에 따르면 서울 지역 매물 200건 가운데 91건(45.5%)이 허위·과장 매물이었다. 이 중 47건(23.5%)은 해당 매물을 확인할 수 없는 허위 매물이었으며, 나머지 44건(22.0%)은 광고와 다르거나 과장된 매물이었다. 실태 조사는 지난해 8월부터 11월까지 온라인 부동산 중개 사이트 4곳(네이버 부동산·다방·직방·한방)에 등록된 매물(아파트·원룸·투룸) 광고 200건에 대한 현장 방문 방식으로 진행됐다.

거짓·과장 광고로 인한 소비자 피해가 속출하고 있지만 현행법에는 이에 대한 금지 및 제재 조항이 없다. 부동산 매물 검증 기구인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를 통해 허위 매물이 적발돼도 매물 등록 제한 조치에 그쳐 제재의 실효성이 낮다.

앞서 자유한국당 김현아 의원은 거짓·과장 광고를 한 중개업자를 처벌하거나 등록을 취소하도록 하는 공인중개사법 개정안을 발의했으나 상임위원회에 2년 넘게 계류 중이다. 박 의원도 공인중개사의 부당한 표시·광고를 금지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최대 6개월간 업무를 정지하는 공인중개사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에 공인중개업계는 시장 특성상 임대인의 의사가 바뀔 수 있어 허위·과장 광고에 대한 기준이 명확하지 않고, 처벌 강화는 중개업자에게 책임을 일방적으로 전가하는 것이라고 반발한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온라인 부동산 광고시장이 급격히 팽창하는 동안 관련 제도는 이를 따라오지 못했다”며 “정부도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취지에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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