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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회담 장소 양보''北 경제 언급'…체제보장 제안할까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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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담판 장소’ 北에 양보한 美 / 美 회담장소 당초 다낭 고집 / 美·中정상 만남 불발에 ‘양보’ / 트럼프 트위터 ‘北 경제’ 강조 / 日 언론 “美, 비핵화 대한 보상…체제보장 제안 쪽으로 바뀌어”

세계일보

미국이 원하는 베트남 다낭 대신 북한대사관이 있는 하노이가 북·미의 ‘2차 핵담판’ 장소로 정해진 데 대해 CNN방송 등은 9일(현지시간) ‘미국의 작은 양보’라고 평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날 트위터를 통해 정상회담 장소를 확인하면서 ‘경제강국’ 등을 언급한 것은 북한 측에 체제보장과 제재완화를 암시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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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왼쪽), 김혁철 전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전날까지 2박3일간 평양을 방문해 김혁철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를 만나 정상회담 장소와 관련해 다낭과 하노이를 놓고 막판 협의했다. 비건 대표는 ‘비핵화 이후 북한이 기대할 수 있는 미래를 보여줘야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를 담아 중부 휴양도시인 다낭을 회담 장소로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북한 측은 북한대사관이 있고 김일성 주석이 두 차례 방문한 하노이를 선호했다고 한다. 당초 미국은 무역분쟁과 관련한 미·중 정상회담 개최까지 고려해 다낭을 고집했지만, 미·중 정상 만남이 불발되면서 북한 측에 양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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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한군 창건 71주년인 건군절(9일)을 맞아 인민무력성을 방문해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북한 노동신문은 이날 김 위원장의 인민무력성 방문 사실을 사진과 함께 공개했다.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하노이를 국빈방문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 워싱턴포스트(WP)는 “하노이는 김정은에게 베트남 지도자들과 별도의 양자 회담을 열 수 있는 기회를 준다”며 “그의 국제적 지위를 더욱 강화해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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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8일(현지시간) "북한은 김정은의 지도력 아래 경제강국(great Economic Powerhouse)이 될 것", ''북한은 ''경제''라는 다른 종류의 로켓이 될 것"이라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캡처


트럼프 대통령이 2차 정상회담 하노이 개최 사실을 알리면서 “북한은 ‘김정은의 지도력 아래’ 대단한 경제강국이 될 것이다. 북한은 다른 종류의 로켓이 될 것, 경제적인 로켓”이라고 강조한 것은 북한을 협상장에 계속 머물게 하려는 의도로 관측된다. 당장은 간극이 크더라도 북한이 원하는 두 축인 체제보장과 제재완화를 언젠가 얻을 수 있음을 내비쳤다는 것이다. 하노이가 북한과 베트남 간에 갖는 역사적 상징성도 고려된 듯하다. 김일성 주석과 호찌민 주석이 두 차례에 걸쳐 하노이에서 역사적 만남을 가진 바 있다. 김 위원장의 베트남 방문은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 이후 54년 만이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미국이 비핵화에 대한 보상으로 제재완화가 아닌 체제보장을 제안하는 쪽으로 협상 방침을 바꿨다고 10일 보도했다. 미국은 지난달 스웨덴에서 열린 실무협의까지 개성공단 가동과 금강산관광 재개를 유엔 제재의 예외 조치로 인정해 달라는 북한의 요구에 긍정적이었지만, 제재완화는 한번 허용하면 되돌리기 곤란하다는 점에서 회의적으로 바뀌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북한이 영변 핵시설을 폐기해 검증받고, 풍계리 핵실험장과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의 사찰과 검증을 받아들이는 것을 조건으로 미국이 북한에 체제보장과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는 방안이 거론된다고 신문은 전했다. 특히 미국이 종전선언과 평양 연락사무소 설치를 검토 중인데, 북한이 이런 보상에 대해 어떤 평가를 내리는지에 따라 2차 정상회담 성과가 좌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워싱턴·도쿄=정재영·김청중 특파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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