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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비건 “北·美 모두 실질적 진전 위해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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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평양 일정 마치고 출국 / “北측 예전과 비교해 적극적” / 곧 2차 실무회담 개시될 듯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일주일간의 서울·평양 일정을 마무리하고 10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비건 대표는 이번 방한에서 3∼5일 사흘은 서울, 6∼8일 사흘은 평양, 다시 9일은 서울에서 보내며 북핵 문제와 연관된 모든 결정단위를 접촉하는 광폭행보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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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1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로 출국하고 있다.


8일 밤 평양에서 서울로 귀환한 비건 대표는 다음 날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만나 “어떻게 전개될지는 모르겠지만 북한과 대화 중”이라며 “양측 모두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비건 대표는 이어 서울 정동 주한미국대사관저에서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를 포함해 여야 국회의원을 접견하고 “북한 측이 예전과 비교해 적극적으로 나섰다”고 말했다. 27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분위기가 긍정적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비건 대표는 9일 하루 동안 서울에 머물며 강 장관 외에도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방한한 가나스기 겐지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 등 북핵 문제와 관계된 주요 단위의 관계자들을 모두 만났다. 나 원내대표의 면담 요청에 응해 여야 국회의원을 만나는 자리에서는 정 실장 면담과 동일한 약 50분을 할애했다. 비건 대표는 방한 때마다 다양한 단위를 접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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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맨왼쪽)과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맨오른쪽)가 9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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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9일 오전 서울 도렴동 외교부에서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를 만나 협상 결과를 전해 듣고 있다.


비건 대표는 여야 의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이번 방북 대화의 성격이 “협상이 아니었다(not negotiation)”는 표현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방북이 본격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미국의 상응조치 간 조율이라기보다는 여러 가능성을 확인하는 자리였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비건 대표가 지난달 스탠퍼드대학 연설에서 밝힌 대로 북한이 언급한 영변을 포함한 우라늄 농축 시설의 신고와 폐기 등 비핵화 조치, 연락사무소 개설·일부 제재 완화·평화협상 개시 등의 상응 조치가 모두 이번 만남에서 거론되고, 이에 관한 구체적인 순서 맞추기는 다음 만남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

비건 대표의 방북기간 카운터파트인 김혁철 전 주스페인 대사의 공식 직책은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로 확인됐다. 이전에는 없었던 직책으로, 비건 대표와 격을 맞추기 위해 이번 정상회담을 앞두고 신설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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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평양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 실무협상을 마친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를 청와대에서 만나 환담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비건 대표는 평양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직접 만났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외교소식통은 “비건 대표가 평양까지 갔다는 점에서 카운터파트인 김 대표 외에도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등 고위급 인사를 만났을 가능성은 있지만, 정상회담을 앞두고 최고지도자를 직접 만났을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미 국무부가 지난 8일 성명에서 비건 대표와 김 대표가 “정상회담에 앞서 다시 만나기로 합의했다”고 밝혀 조만간 2차 실무회담이 개시될 것으로 보인다. 정상회담까지는 약 17일이 남아 있어 ‘의전 트랙’ 협상도 곧 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홍주형 기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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