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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사설] 2차 북-미 정상회담 전망 밝게 한 비건의 방북 협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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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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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지난주 2박3일간 방북해, 북한 쪽과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실무협의를 마치고 귀환했다. 구체적인 협의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서울에서 비건 대표를 만난 당국자들이 한결같이 “북-미 간 생산적인 협의가 이뤄졌다” “북한이 전례없이 적극적이었다고 한다”고 전하는 걸 보면, 북-미 간 적잖은 진전이 있었음이 감지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9일 북-미 정상회담 개최 도시로 베트남 하노이를 공개한 뒤 “평화의 진전을 위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만나기를 고대한다”고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이달 말 열릴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전망을 더욱 밝게 하는 대목으로 읽힌다.

북-미는 그동안 북한의 비핵화 조처와 이에 따른 미국의 ‘상응 조처’를 어떻게 교환할지 등을 놓고 협의해왔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해 9월 평양공동선언에서 미국의 상응 조처를 전제로 영변 핵시설을 포함한 플루토늄과 우라늄 농축시설의 폐기 등을 약속한 바 있다. 미국은 상응 조처로 종전선언과 연락사무소 설치, 인도지원 확대 등을 우선 검토하고, 비핵화가 이뤄진 뒤 제재 해제를 추진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김 위원장의 지도력 아래 경제 강국이 될 것”이라며 다시 한번 북한의 ‘경제 우선’ 노선을 지지했다.

비건 대표가 북-미 실무협상을 마친 뒤 곧바로 서울로 돌아와 청와대와 외교부 등 한국 외교당국자는 물론 여야 정치인들과도 협상 결과를 공유하는 모습은 고무적이다. 한-미 간 실질적인 협조와 공조가 잘 이뤄지고 있음을 드러내준다. 몇몇 보수언론이 대북정책을 둘러싸고 한-미 간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는 우려를 쏟아냈으나 근거 없는 기우였음을 보여준다. 앞으로도 한-미가 긴밀한 공조체제를 유지하길 바란다.

북-미는 2차 정상회담 이전에 다시 한번 추가 실무협의를 할 계획이다. 해묵은 북핵 문제가 한번 만남으로 해결될 수도 없었겠지만, 애초 이번 실무협의는 북-미 간에 뭘 주고받을지 본격 협상하는 자리가 아니라 서로 뭘 요구하는지 구체적인 입장을 터놓고 얘기하는 자리였다고 한다. 두 나라 지도자의 의지가 확고하다는 게 확인된 만큼, 추가 협의로 접점을 찾아 성공적인 2차 북-미 정상회담의 토대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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