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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기상청 “포항 지진은 경주 지진과 같은 주향이동단층에 의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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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10일 오후 12시 53분 포항 북구 동북동쪽 50km 해역에서 규모 4.1 지진이 발생했다. 기상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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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포항 앞바다에서 10일 발생한 규모 4.1 지진은 두 개의 지층이 좌우방향으로 미끄러져 땅이 수평으로 엇갈리는 주향이동단층 운동에 의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2016년 경주시 인근에서 발생한 규모 5.8의 지진이 일어났던 것과 같은 방식이다.

10일 기상청에 따르면 오후 12시53분쯤 경북 포항시 북구 동북동쪽 50㎞ 해역에서 규모4.1의 지진이 발생했다. 정확한 위치는 북위 36.16, 동경 129.90이며 발생 깊이는 21㎞로 추정된다. 이번 지진은 경북과 울산에서 최대진도가 Ⅲ, 강원과 경남, 대구, 부산 지역에서는 Ⅱ로 분석됐다.

기상청이 활용하는 수정 메르칼리 진도계급에 따르면 진도가 Ⅲ일 경우 실내, 특히 건물 위층에 있는 사람은 현저하게 느끼며 정지하고 있는 차가 약간 흔들린다. Ⅱ에서는 조용한 상태나 건물 위층에 있는 소수의 사람만 느끼는 것으로 되어 있다.

지진을 느꼈다는 신고는 오후 2시 기준 총 33건으로 경북 10건, 경남 10건, 울산 6건, 창원 3건, 대구 2건, 부산 2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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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후 12시 53분 포항 북구 동북동쪽 50km 해역에서 규모 4.1 지진이 발생했다. 기상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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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오후 2시 12분쯤 포항시 북구 동북동쪽 45㎞ 해역에서 규모 2.5, 최대 진도 Ⅰ의 지진이 났다. 발생 위치는 북위 36.16도, 동경 129.85도이며 깊이는 21㎞다. 기상청은 이 지진이 앞서 발생한 규모 4.1 지진의 여진으로 파악했다.

우남철 기상청 지진전문분석관은 “지난 2017년 11월 포항지진이 주향이동단층에 역단층성 운동이 더해진 것인 반면 경주 지진과 이날 발생한 포항 지진은 주향이동단층에 의한 것”이라며 “단층이 옆으로 움직이니 바닷물을 들어올리지 못해 지진 해일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먼 해역에서 주향이동단층 운동으로 발생했기 때문에 피해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봤다는 얘기다. 또 포항 지진과는 완전히 다른 곳에서 발생해 포항 지진의 여진은 아니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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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낮 12시 53분 38초 경북 포항시 북구 동북동쪽 50㎞ 해역에서 규모 4.1의 지진이 났다. 기상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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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기상청은 이날 지진을 최초 관측한 12시 53분 44초 이후 47초 만인 12시 54분 31초에 규모 4.0의 지진이 발생했다는 지진속보를 발표했다. 내륙지진의 경우 규모 3.5이상∼5.0미만, 해역지진은 규모 4.0이상∼5.0미만의 경우 빠른 대피를 위해 지진조기경보시스템에 의해 자동으로 발표된다. 이후 지진분석사가 지진속보를 수동으로 분석해 12시 56분 52초에 지진정보를 발표하고 규모 4.1의 지진으로 수정했다.

국내 규모 4.0 이상 지진은 2016년 9월 12일 경주를 기점으로 경주와 포항에서만 7차례 발생했다. 2016년 경주에서 3차례, 2017년 이후 이날을 포함해 포항과 포항 인근 해역에서 4차례 일어났다. 이들 지진과 이에 따른 여진은 국내 지진 발생 추이에도 급격한 변화를 초래했다. 1978∼2015년 연도별 국내 지진(규모 2.0 이상)은 2013년 93건이 최다였는데 2016년 252건, 2017년 223건으로 크게 늘었다. 이날 발생한 규모 4.1 지진은 기상청이 지진 계기 관측을 시작한 1978년 이후 36번째로 큰 규모로, 규모 4.0 이상 지진이 발생한 건 지난해 2월 11일 오전 5시 3분쯤 포항 북구 북서쪽 5㎞ 지역에서 규모 4.6 지진이 난 이후 1년 만이다.

다만 기상청은 2016년 이후 이 지역에 규모 4.0 이상 지진이 집중된 점에 대해 최근 자주라고 해석하는 것을 무리라는 입장이다. 우 분석관은 “지진이라는 것은 예측할 수 없다”면서 “다만 규모가 작지 않은 지진이 다시 발생한 만큼 감시 체계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고은경 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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