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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암호화폐 따라서… 그래픽카드 가격 70%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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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열기 꺼지면서 하락세.. 지난해 2월 60만원 넘던 제품 1년 새 20만원대로 고꾸라져
가격 민감도 상대적으로 높아


'60만원짜리 그래픽카드가 반토막?'

한때 없어서 못구했던 PC용 그래픽카드가 1년 가까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암호화폐 투자 열기가 꺼져 수요가 급감한 탓이다.

10일 전자제품 유통 플랫폼 다나와에 따르면 지난달 주요 그래픽카드 가격이 지난해 2월 고점 대비 최대 약 70%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61만원→26만원, 1년새 반토막↓

국내에서 가장 잘 팔리는 그래픽카드는 엔비디아가 제조하는 '지포스' 시리즈와 AMD가 만드는 '라데온'시리즈다. 파이낸셜뉴스가 다나와측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두 회사 주요 제품은 지난해 2월 고점 대비 지난 1월 가격이 약 10~70%까지 하락했다. 출고가 10만원대 제품부터 100만원 이상 고가 라인까지 모두 곤두박질 쳤다.

지난해 1월 118만원이었던 '지포스 GTX1080 Ti/11GB'는 2월엔 146만원까지 고점을 찍고 지난달 105만원으로 떨어졌다. 고점 대비 41만원 싸게 살 수 있다. 73만원이었던 지포스 GTX1070 Ti/8GB은 같은 기간 91만원으로 고점을 찍고 65만원으로 주저앉았다.

가격 하락율이 가장 큰 제품은 라데온 RX 570/4GB다. 이 제품은 1월에 45만원에 팔렸다. 2월에는 56만원으로 고점을 찍었다. 지난달 가격은 17만원에 불과했다. 11개월새 39만원 내리면서 고점 대비 약 70%의 하락율을 보였다. 라데온 RX570/8GB는 지난 3~4월 품절사태까지 빚었던 제품이다. 2월 고점은 61만원이었지만 지난달 26만원으로 57.3% 거품이 빠졌다.

■'채굴 업자'가 시장 흔들어

그래픽카드 가격이 급감한 주 원인은 암호화폐다. 지난해 초까지 암호화폐 몸값이 오르면서 채굴 업자도 급증했기 때문이다. PC로 복잡한 수식을 풀어 블록체인을 추가하는 사람은 그 보상으로 극소량의 암호화폐를 벌어들인다. 시간이 오래걸려 '채굴'이라는 표현을 쓴다. 채굴 효율을 높이려면 고사양 그래픽카드가 필수적이다.

암호화폐 가격이 하락하자 업자들도 채굴용PC를 헐값에 팔기 시작했고, 그래픽카드 역시 중고 시장에 와르르 쏟아져 나왔다. 현재 라데온 RX 570/4GB는 1년된 제품이 중고 시장에 6만원대에 올라와 있다.

서울 용산구의 한 PC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초까지 암호화폐 채굴 붐이 일면서 그래픽카드 수십개를 고가에 한번에 사들이는 업자들이 많았다"면서 "총판업체들도 고가 대량 구매자들 위주로 물건을 팔아 가격이 급등했고 현재는 채굴노예로 쓰이던 그래픽카드가 중고 시장에 널려있다"고 전했다.

다나와 류희범 유통팀장은 "노트북이나 브랜드 데스크톱PC 등은 판매 기업들이 적정 출고가를 유지해주지만 그래픽카드는 다른 전자제품에 비해 민감도가 상당히 크다"면서 "지난해 초엔 고사양게임과 암호화폐 채굴 붐까지 일면서 가격이 급등했고 올초엔 가격이 다소 안정된 상태"라고 말했다.

ksh@fnnews.com 김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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