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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9 (목)

실제 물가·체감 물가 차이 1.6%P…1년 만에 최대로 벌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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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소비자물가지수 0.8% 상승

소비자 체감은 2.4% 상승 인식

“통계 평균치·실제 구매품목 달라…쌀·채소·외식비 등 민감한 경향”

정부가 발표하는 소비자물가상승률과 시민들이 체감하는 물가상승률 간 괴리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정부는 ‘저물가’를 우려하지만 시민들은 ‘고물가’라며 반박한다. 왜 이런 차이가 나는 것일까.

10일 통계청에 따르면 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0.8% 올랐다. 물가상승률이 1%대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18년 1월 이후 처음이다. 하지만 한국은행이 전국 2500가구를 대상으로 한 물가인식 조사에서 소비자들은 물가가 2.4% 오른 것으로 인식했다. 체감·실제 물가 사이 격차는 1.6%포인트로 2018년 1월(1.7%포인트) 이후 1년 만에 가장 크게 벌어졌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지난해 11월 2.0%, 12월 1.3% 등 꾸준히 하락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체감도는 변화가 없었다. 지난해 11월과 12월 물가인식은 각각 2.5%로 똑같았다.

이 같은 차이는 우선 ‘평균치’와 ‘실제 구매품목’과의 차이에서 비롯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통계청이 발표하는 소비자물가지수는 460개 품목 전체를 대상으로 조사하지만 소비자들은 자신이 주로 구매하는 품목에서 물가를 체감한다. 가구원 수와 연령에 따라 구매하는 품목은 천차만별이다. 통계청은 자주 쓰는 품목이나 지출 규모가 큰 품목에 대해서는 가중치를 더 주기는 하지만 괴리를 줄이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농축수산물과 외식비 등 공통 몇가지 항목이 체감물가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지난달 농축수산물은 2.5%, 외식비는 3.1%, 고등학생 학원비는 2.8% 올랐다. 특히 쌀값은 21.5% 상승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쌀과 채소값, 외식비, 학원비, 교통비가 오르면 물가가 크게 올랐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가격이 상승할 때는 민감하게 반응하지만 가격이 하락할 때는 둔감하게 반응하는 심리도 무시할 수 없다. 국제유가 하락과 유류세 인하로 석유류 가격이 9.7% 하락했지만 소비자들은 그만큼 물가가 하락했다고 느끼지 않는다.

향후 물가 전망도 인식에 영향을 미친다. 서울시와 경기도, 인천시는 시내버스 요금 인상을 검토 중이다. 패스트푸드 체인도 200~300원씩 가격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기재부 관계자는 “서울 택시 기본요금 등 인상 등이 보도되면서 소비자들이 물가가 크게 올랐다고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은하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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