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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0 (금)

3년전 공정위 '매각 불허' CJ헬로···이번에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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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세관 기자, 임지수 기자] [공정위 기업결합 심사 관문 넘어설까···시장 획정 여부가 최대 변수될 듯]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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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TV 1위 사업자인 CJ헬로가 3년 만에 공정거래위원회 심사대에 다시 오를 전망이다.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가 초읽기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인수가 성사된다면 LG유플러스는 단숨에 유료방송 2위 사업자로 부상, KT와 1위 싸움을 벌일 수 있게 된다. 최대 관건은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다. 2016년에도 SK텔레콤이 CJ헬로(구 CJ헬로비전) 인수를 추진했지만 시장 독점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공정위가 이를 불허했다. 인수주체가 다르고 정부 기조도 달라졌다는 점에서 SK텔레콤 인수 심사 때보다는 심사과정이 순탄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3년 전 SKT-CJ헬로 심사 잣대 달라질까= 10일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이번 주 이사회를 열고 CJ헬로 인수 추진 여부를 확정할 예정이다. CJ ENM이 보유한 CJ헬로 지분 53.92%와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1조원 내외 가격으로 CJ헬로를 인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6월 기준 CJ헬로 가입자 수는 416만명. LG유플러스의 인수가 성사되면 기존 IPTV 가입자수(364만명)와 합쳐 유료방송 가입자 수는 총 780만명으로 늘어난다. 합산 점유율은 24.43%. KT계열(KT·KT스카이라이프) 30.86%에 이어 2위 사업자로 올라선다.

하지만 이를 위해선 정부 인가가 필요하다.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는 물론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인수·합병 심사 등을 거쳐야 한다. 두 기업 모두 기간통신사업자이기 때문이다. 핵심은 공정위의 기업결합심사다. 2016년 SK텔레콤이 CJ헬로 인수를 추진하려다 무산된 것도 공정위 심사에서 '불허' 판정을 받아서다. 과기정통부(당시 미래창조과학부) 인가와 방송통신위원회 사전동의는 밟지도 못했다.

2016년 공정위가 인수불허 사유로 제시한 건 유료방송 시장에서의 독과점 우려다. 공정위는 CJ헬로가 케이블TV 사업을 하고 있는 지역별 23개 방송 권역(지역)을 각각 단일한 시장으로 규정했다. 그 중 21개 권역에서 SK브로드밴드 IPTV와 CJ헬로의 케이블TV 합산 점유율이 최소 46%에서 최대 76%에 이른다고 봤다.

만약 공정위가 3년 전과 동일하게 유료방송 시장을 전국이 아닌 권역별 시장으로 볼 경우, 시장 독점 문제는 여전하다. LG유플러스 IPTV와 결합할 경우, 상당수 CJ 헬로 방송 권역에서 점유율 과반을 초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권이 바뀌고 기조도 달라졌다. 김상조 공정위 위원장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과거 SK텔레콤-CJ헬로 기업결합 불허를 아쉬운 정책 사례로 꼽았다. 그는 "규제환경과 기술, 시장 상황의 변화를 감안해 CJ헬로가 다시 기업결합을 신청하면 과거와는 다른 판단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료방송 시장의 M&A(인수합병)를 바라보는 공정위 달라진 관점을 보여주는 발언이다. 공정위가 권역이 아닌 전국 단위로 시장을 획정할 경우, 총 24.43%를 넘지 않는다.

인수 주체도 다르다. 당시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의 경우 무선 시장 지배력이 유료방송 시장까지 전이될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지만, LG유플러스는 3위 이동통신 사업자에 불과하다. 과거와는 달리 공정위 심사가 비교적 수월할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통신 3사 위주로 유료방송 재편 가속화= LG유플러스가 CJ헬로 인수할 경우, 유료방송 시장 빅뱅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KT와 SK텔레콤이 전면적인 후속 대응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KT는 현재 케이블TV 3위 기업인 딜라이브 인수를 검토 중이다. 국회에서 합산규제 재도입을 여부가 논의되고 있지만, 방송통신 융합 트렌드를 거스르며 가입자 점유율 규제를 시도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합산 규제는 특정 사업자의 합산 점유율이 33%를 넘지 못하도록 규정한 제도다. 만약 국회가 합산규제를 재도입할 경우 KT는 딜라이브 뿐 아니라 어떤 유료방송 사업자도 인수할 수 없게 된다.

당장 가입자 점유율이 3위권으로 밀리게 된 SK텔레콤 역시 케이블TV 사업자 인수를 적극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LG유플러스가 CJ헬로 인수를 공식화할 경우 유료방송 시장이 전면적인 격변기에 휘말리게 될 것"이라며 "결국 국내 유료방송 시장도 통신 3사 위주의 대형 플랫폼 위주로 빠르게 재편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세관 기자 sone@, 임지수 기자 lj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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