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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1 (토)

바웬사 전 폴란드 대통령 “난 한국의 친구, 통일 보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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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평화포럼서 특별 연설
한국일보

레흐 바웬사 전 폴란드 대통령이 9일 평창 알펜시아리조트 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2019평창평화포럼' 개회식에서 특별 연설을 하고 있다. 평창평화포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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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가 통일되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9일 강원 평창군 알펜시아리조트 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한 ‘2019평창평화포럼’의 특별 연설자로 나선 레흐 바웬사 전 폴란드 대통령은 “평창올림픽에서 타오른 평화의 불꽃이 한반도 통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30년 전 한국을 처음 찾았을 때 통일이 되면 다시 찾아오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 나는 한국의 친구로 빨리 남북 통일을 보고 싶고, 통일된 한국에 축하를 해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폴란드 레닌조선소 노동자였던 바웬사 전 대통령은 1970년대부터 자유노조 운동을 통해 동구권 민주화 운동에 촉매제 역할을 한 인물이다. 그는 철의 장막(iron curtain) 안에서 노동ㆍ인권운동에 나선 공로로 1983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평창동계올림픽 1주년을 기념해 열린 이 포럼에는 국제평화사무국(IPB)의 리사 클라크 공동의장도 참석해 한반도 등 세계 분쟁지역의 평화 로드맵을 제시했다. 1910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IPB는 세계에서 가장 긴 역사를 가진 평화운동 단체다.

포럼에선 핵무기폐기국제운동(ICAN) 국제지뢰금지운동(ICBL) 피스보트(Peace Boat) 등 비정부기구(NGO) 대표들이 ‘평창에서 시작하는 세계평화’를 주제로 토론을 벌였다.

유엔의 군축 의제와 조약, 평화와 안보를 위한 청년ㆍ여성의 역할, 난민 이주민 갈등 해소 방안 등도 논의했다.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제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도 의미 있는 합의가 나오기를 기원하기도 했다.

이들은 11일까지 평창에 머물며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조성된 평화정신을 계승하고 확산하는 방안을 놓고 머리를 맞댈 예정이다.

특히 포럼은 이번에 논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한국전쟁 70주년을 맞는 2020년 글로벌 평화운동 의제(평창 평화의제 2030)를 채택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 의제를 바탕으로 10년간 세계평화 캠페인을 지구촌으로 확대한다는 것이 기본 구상이다.

이날 포럼에는 문희상 국회의장과 조명균 통일부 장관,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 등도 참석해 평화 메시지를 전했다. 문 의장은 “평창동계올림픽은 한반도 평화의 문을 활짝 여는 신호탄이었고, 1년 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다”며 “한반도 평화가 곧 세계평화 프로세스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포럼을 개최한 최문순 강원지사는 “평창올림픽이 남긴 평화유산과 평화정신 확산은 시대적 사명이자 의무”라며 “평창의제 2030을 통해 다보스포럼에 버금가는 세계적인 국제평화회의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평창=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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