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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1 (토)

생태보호구역 호숫물에 세차…몰지각한 중국 관광객에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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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아름다운 풍광으로 유명한 윈난성 다리의 얼하이호에서 세차를 하고 옷을 세탁하는 몰지각한 관광객 사진이 온라인에 공개돼 중국 누리꾼들이 분노했다. 사진 춘청만보


일주일 넘게 이어진 중국 춘제(春節·설) 연휴 기간 동안 국내 관광객이 급증한 가운데 몰지각한 시민 의식이 도마에 올랐다.

9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윈난(雲南)성 다리(大理)의 얼하이호에서 세차를 하고 호숫물에 옷을 세탁한 장(張)모씨에게 2000위안(약 33만원)의 벌금이 부과됐다. 앞서 7일 쓰촨(四川)성 번호판을 단 붉은색 승용차 운전자 장모씨가 얼하이호에서 걸레로 승용차 유리창과 차문을 닦고 호숫가 인근 나무에 세탁한 옷과 담요를 널어놓은 사진이 온라인으로 번졌다. 이를 본 중국 누리꾼들은 “의식 없는 행동”, “보호해야 할 얼하이호를 오염시켰다”며 분노했다. 아름다운 풍광으로 유명한 얼하이호는 해발 1972m에 위치한 담수호로 면적은 265㎢에 달한다. 국립자연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생태보호지역이다.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SNS)로 장모 씨의 몰지각한 행위가 공개되자 다리시 공안국 얼하이 파출소는 조사에 착수했다. 8일 쿤밍에 있던 장모씨를 다리로 소환했다. 공안국은 관련 조례 규정에 따라 장모씨에게 2000위안의 벌금을 부과했다. 신화통신은 그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관련 법규를 준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8일에는 또 다른 관광객이 얼하이호에서 불을 피우고 라면을 끓여먹다 적발돼 200위안(약 3만3000원)의 벌금을 물었다. 관광객들의 환경오염 행위가 잇따르자 공안당국은 얼하이호 인근을 24시간 순찰하며 위법 행위를 감시하고 있다.

지난해 춘제 연휴기간 중국 국내 관광객 수는 3억8600만명을 기록했다. 유적지에서 낙서로 유물을 훼손하거나 아무데서나 행운을 빌기 위해 동전을 던지는 행위 등이 비난을 받고 있다. 지난해 국경절 연휴에는 한 남성이 간쑤성의 단샤지질공원에서 울타리를 넘어 보호 구역에 들어가 어린 딸과 함께 사진을 찍다가 주변 관광객들로부터 지적을 받자 오히려 욕을 하는 영상이 퍼지면서 논란이 됐다. 단샤는 오랜 기간에 걸친 풍화와 침식으로 형성된 붉은색이 도는 독특한 지형으로 훼손 우려 탓에 일반 관광객들은 지정된 경로에서만 탐방을 할 수 있다.

베이징|박은경 특파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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