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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1 (토)

[이장석의 新영업之道]<16>영업은 일선관리자에서 판가름난다-골목대장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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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신문

모든 리더는 형태를 바꾼 새로운 영업을 갈망한다. 그러나 대부분 시작부터 끝까지 변화의 대상과 주제가 영업직원, 영업조직에 머문다. 문제의 원인을 영업직원에게서만 찾으려 하고, 그들에게 '이래야 한다' '이렇게 하라' 요구만 했다. 세상에 차고 넘치는 영업 관련 책과 글도 이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영업 생태계 먹이사슬에서 영업직원은 포식자가 아니라 피식자다. 잘못된 행위를 저지르면서도 그 잘못이 얼마나 심각한 것인지 모르는 이상한 고객, 이른바 '갑'이 영업 생태계의 가장 높은 자리에 있는데 어떻게 생태계가 온전하겠는가.

영업직원이 속해 있는 생태계의 우두머리인 '경영층'은 어떠한가. 직원들 앞에선 마지못해 치켜세우지만 영업을 우습게 생각하는 임원이 더 많고, 영업을 계륵 같은 존재로 생각하는 최고경영자(CEO)도 있다.

고객과 회사 경영층이 학교이고 교사라면 어린아이에게 부모와 같은 존재가 영업직원에겐 직속 관리자다. 그들은 영업조직 성과를 좌우할 뿐만 아니라 영업직원의 의식과 가치관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영업조직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선 관리자가 영업조직의 전부다.

영업조직의 일선 관리자는 당연히 영업직원보다 다양한 전공(戰功)과 풍부한 경험을 쌓았다. 게다가 영업직원 수입을 결정하고 인사고과평가를 좌우하는 영업 목표를 결정하는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 영업조직 상하관계는 여타 부서 관리자와 직원 관계보다 엄중한 것이 일반 형태다.

시대 변화와 함께 영업 형태도 달라졌다. 고객 의식과 영업 방식도 변하고 있고, 직원들도 다르다. 영업 리더도 새로운 것을 배워야 하고, 스스로 바뀌어야 하는 시대다. 그러나 아직도 월남전 무용담을 늘어놓으며 어깨에 힘 주고 후배를 세뇌시키는 리더가 있다. 변화를 거부하고, 자신의 울타리에 팀을 가두고, 골목대장 노릇을 하고, 잘못된 관행까지 진리로 포장하며 직원을 망치는 리더가 의외로 많다.

“내가 시키는 대로 해.” “다른 거 하지 말고 이것만 해.” “내가 책임질 테니 신경 쓰지 마.”

변화를 위한 외부로부터 자극이 생기면 이들은 고슴도치처럼 웅크린다. 새로운 시도, 혁신을 위한 변화가 주제로 떠오르면 흔히 하는 말이다. 회사는 변화, 혁신, 미래, 전략을 얘기하지만 영업관리자는 막는다.

영업 리더는 달라야 한다.

첫째 혁신을 거부하고 변화의 필요성을 부정하는 영업 리더는 없다. 옳지 않은 일인지 알면서 밀어붙이고 잘못된 방향으로 직원을 이끄는 리더는 없다. 리더가 자신의 축적된 경험과 통찰력에 의해 나름의 영업관에 입각해서 직원을 가르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그러나 리더가 엉뚱한 곳에 울타리를 치고, 공부는 안 하고, 시장 변화에 둔감해지면 과거 경험과 경력은 독이 되어 조직을 퇴화시킨다. 영업 리더는 골목대장이 아니다.

둘째 직원 보고에 의존해 사실 확인도 하지 않고 회사와 임원에게 전달하면서 영업 리더는 '직원을 존중하는 것'이라고 한다. 자신에게 주어진 과제를 보고하는 자리에 리더가 직원 소개만 하고 자리에 앉는다. 직원은 열심히 설명하고, 리더는 침묵으로 일관한다. 그러면서 '직원에게 기회를 준다'고 얘기한다. 흔히 겪는 일이다. 영업 리더는 앵커가 아니다.

셋째 영업 목표를 인사부에서 정할 수 없는 것이고, 영업 결과로 인사고과평가를 하면 누구도 문제를 제기할 수 없다. 아무리 공정한 인사관리시스템을 운용하는 회사에서도 괴물 같은 영업 스타를 보게 되는 이유다. 영업조직의 인사 시스템은 리더에 의해 왜곡될 위험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러기에 영업 리더는 누구보다도 공정해야 한다.

영업 리더는 조직의 허리이고, 전장에서 병사의 생사를 가르는 장수다. 다소 아픈 지적이고 받아들이기 어려운 주제지만 이제부터 새로운 영업 리더의 길에 관해 정리해 본다.

이장석 한국영업혁신그룹(KSIG) 대표 js.aquina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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