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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1 (토)

키움證, 증시 침체되자 수탁수수료 42%↓…"강점이 약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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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신문사

이현 키움증권 사장


키움증권은 지난해 역대 최고의 순이익을 달성할 전망이다. 상반기 주식시장 호황으로 수탁수수료 수익이 급증한 덕분이다. 하지만 하반기 증시 상승 분위기가 꺾이자 키움증권의 이자 수익도 반토막이 났다. 이처럼 수탁수수료 수익에 의존한 수익 구조는 키움증권의 여전한 한계로 꼽힌다. 다만 올 하반기 거래세 폐지, 인터넷은행 진출 등으로 인한 키움증권의 성장이 두드러질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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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위(억원)./키움증권,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


◆ 수탁수수료 수익 864억원→503억원

1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키움증권의 지난해 순이익은 2554억원으로 전년보다 5.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상 최대 기록이지만 전년보다 20% 이상 실적이 상승한 삼성증권, 메리츠종금증권 등과 비교하면 부진한 성적이다. 게다가 지난해 상반기 증시 호황으로 브로커리지(brokerage·주식 위탁매매) 수익 증가 덕을 톡톡히 본 상황에서 '뒷심'이 아쉽다는 평가다.

키움증권의 문제는 수익구조가 여전히 브로커리지 위주라는 점이다. 13년 연속 브로커리지 시장점유율(15%) 1위 증권사라는 점에서 증시 흐름에 따른 부진은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 실제 미래에셋대우 보고서에 따르면 상반기에만 854억원에 달했던 수탁수수료 순수익이 하반기에는 503억원으로 절반 가까이(41.7%) 떨어졌다.

하지만 수탁수수료 수익의 변동성을 상쇄시켜줄 다른 성장동력이 마땅찮다. 그간 키움증권은 투자은행(IB) 등 자기자본투자(PI) 부문을 키우려 했지만 전체 수수료 수익에서 IB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11.9%(지난해 3분기 기준)에 불과하다.

박혜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부분 부문 수익이 안정적이지만 PI 본부 수익은 유일하게 변동성이 큰 영역"이라며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PI 운용에서 예상보다 실적이 부진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또 '키움 히어로즈' 창단으로 관련 마케팅 비용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종금에 따르면 키움 히어로즈 관련 비용은 향후 5년간 연간 100억원 규모다. 그동안 야구 관련 마케팅 비용을 감안해도 약 60억원의 비용이 추가로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야구단이 득이 될지, 실이 될지에 대해선 시장의 의견이 엇갈리는 상태다.

◆ 인터넷은행 등 시너지 사업 박차

오는 3월이면 이현 키움증권 사장의 취임 1주년이다. 때문에 올해에는 키움증권이 가시적인 성과를 낼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것은 '인터넷 은행 진출'을 통한 종합금융사로의 도약이다. 현재 키움증권은 인터넷은행 사업을 함께 추진할 컨소시엄 구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키움증권은 국내 최초의 온라인 증권사이자 모기업인 다우기술이 이미 정보통신기술(ICT)을 보유하고 있어 라이선스 취득에는 무리가 없다는 게 업계 평가다. 이미 우리은행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이를 통한 필요자금의 조달 역시 부담이 크지 않다.

인터넷은행에 진입한다면 온라인 금융서비스 플랫폼으로 전환을 가속화할 수 있는 기회다. 대상 고객의 저변을 넓힐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존의 브로커리지 또는 금융상품 판매로 이어지는 시너지 창출도 기대된다.

실제 일본의 SBI스미신넷뱅크는 SBI증권의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해 업계 1위로 성장했다. 특히 대표 상품인 하이브리드 예금은 은행과 증권의 계좌를 통합해 계좌에 잔액이 있으면 SBI증권의 현물 거래 매수대금이나 신용거래 필요 보증금 등에 사용이 가능케 했다.

신동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키움증권은) 브로커리지 사업 부문의 경쟁 심화와 높은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한 신사업이 필요한 상황이고, 강력한 온라인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사업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면서 "최근 진행 중인 야구단 지원 등 브랜드 파워 제고 노력은 이러한 방향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금융당국은 3월 중 예비인가 신청을 받아 5월 중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본인가를 거쳐 2020년 중 1~2개의 신규 인터넷 전문은행이 탄생할 전망이다.

아울러 최근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 거래세 폐지는 키움증권의 수혜가 가장 클 것으로 보인다.

정길원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거래 비용이 줄어들게 되면 헤비 트레이더(Heavy trader)의 거래 증가가 뚜렷할 것"이라면서 "고객의 저변이 넓은 키움증권의 상대적인 수혜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연간 6조~7조원에 이르는 거래세가 새로운 유동성으로 시장에 투입될 수 있어 전반적인 펀더멘털에도 긍정적이다"고 덧붙였다.

손엄지 기자 sonumji301@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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