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공청회에서 쏟아진 말들은 차마 듣기조차도 민망하다. 이종명 의원은 "80년 광주폭동이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세력에 의해 민주화운동이 됐다"며 "다시 뒤집을 때"라고 했고 김순례 의원은 "종북좌파들이 5·18 유공자라는 괴물집단을 만들어 세금을 축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 씨는 북한군 개입설을 거듭 주장한 데 이어 "5·18 영상은 북괴가 찍어 힌츠페터를 불러 독일기자 이름으로 세계에 방송한 것"이라고 했다. 그것도 모자라 광주민주화운동 강제진압 당시 발포 책임자로 지목되는 전두환 전대통령을 영웅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이 모두가 국가의 공권력에 유린당하고 인고의 세월을 견뎌온 광주민주화운동 희생자와 유가족들에 대한 심각한 모욕이자 망언이다.
민주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여야 4당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일" "해당 의원 출당 조치하라" "눈과 귀를 의심케 하는 발언" 등의 논평을 내놓으며 거세게 비판했다. 한국당 지도부는 공청회에서 나온 발언들이 당의 공식 입장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정치권과 지역사회에서 거센 비판이 쏟아지자 일단은 불을 끄려는 모양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5·18 민주화운동을 폭동이라고 한 것에 동의하기 어렵다. 공청회에서 나온 이야기는 당의 공식 입장이 아니다"고 했다.
민의의 전당인 국회는 대화와 타협을 통해 사회적 갈등을 녹여내고, 이해관계가 얽힌 정책을 법제화하는 곳이다. 웬만한 이슈에 대해서는 공청회든, 토론회든 열릴 수 있는 곳이다. 더욱이 이념과 정체성을 달리하는 정당의 의원들이 활동하는 곳이니 정치적 성향의 각종 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다. 그렇더라도 국가가 민주화운동으로 공식 인정하고 추모하는 마당에 제1야당의 의원들이 역사를 왜곡하는 공청회를 연다는 것은 수긍하기 어렵다. 터무니없고 허무맹랑한 주장을 일삼아온 사기 전과자 극우 인사를 국회에까지 끌어들여 민주화운동 희생자들의 가슴에 못을 박고, 조롱한 의원들은 광주시민과 희생자들에게 즉각 사과하고 용서를 빌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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