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왕실인 버킹엄궁은 9일(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에서 “심사숙고한 끝에 필립공은 자신의 운전면허증을 스스로 반납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고 BBC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남편인 필립공이 2011년 운전을 하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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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공은 지난달 17일 노퍽 카운티의 왕실 별장 인근 도로에서 다른 차량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필립공이 운전하던 랜드로버 차량은 전복됐고, 피해 차량은 길가 숲에 부딪쳤지만 두 차량의 탑승자들은 모두 큰 부상을 입지 않았다. 필립공은 사고 원인에 대해 “햇빛에 눈이 부셔서 다른 차량을 미처 보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필립공은 이틀 뒤 안전벨트를 매지 않고 운전하는 모습이 포착돼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이 사건을 계기로 영국 내에선 필립공의 부주의한 운전에 대한 비판과 함께 과연 몇살까지 운전대를 잡도록 허용할 것인가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2016년 영국을 방문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부부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랜드로버 차량에 태우고 손수 운전하는 모습을 공개할 정도로 ‘운전광’인 필립공의 운전면허증 자진 반납은 이같은 비판적인 여론을 무마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영국 경찰은 필립공이 일으킨 교통사고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해 검찰에 송치했으며, 검찰은 기소 여부를 비롯한 처리 방향을 검토 중이다. 영국 검찰 대변인은 “최종 결정을 내리기 위해 조사 결과를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면서 필립공의 면허증 자진 반납도 감안하겠다고 밝혔다고 CNN이 전했다.
영국에서는 운전면허증 소지자가 70세를 넘을 경우 정기적으로 의료 검진 결과를 당국에 제출해야 하지만 노령이라고 해서 운전을 제한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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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중 기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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