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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서울 전셋값 최고 3억 하락…보증금 떼일 깡통전세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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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전셋값 15주 연속 하락

2017년 5월 수준으로 떨어져

강남권 등은 2년 전보다 더 내려

하락 차액 돌려받거나 월세식으로

입주 계속 늘어 역전세 확산할 듯

[안장원의 부동산 노트]

중앙일보

서울 송파구 부동산중개업소에 가격을 1억4000만원 조정한 전세 시세표가 붙어있다. 강남권을 중심으로 2년 전 계약한 전세보증금보다 전셋값이 더 내려간 '역전세'가 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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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년 전세계약을 갱신한 김모씨는 보증금 일부인 3000만원을 주인으로부터 돌려받았다. 2년 전 송파구 잠실 전용 84㎡ 아파트를 8억3000만원에 전세 계약했는데 현 시세가 8억원 정도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김씨는 차액을 월세 형식으로 받고 싶었지만 주인이 여윳돈으로 한꺼번에 돌려줬고 전세 계약서도 다시 썼다.

전셋값 하락 후폭풍이 2년 계약이 끝나는 전셋집들로 번지고 있다. 전셋값이 2년 전 계약 때보다 더 내려간 ‘역전세’가 속출하고 있다. 세입자는 하락한 금액만큼 주인으로부터 돌려받고 계약 갱신을 하거나 돌려받고 나가는 것이다. 지방에 이어 서울에서도 전셋값 하락 폭이 큰 강남권(강남·서초·송파구)부터 역전세가 증가 추세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지난해 10월 말부터 지난주 2월 첫째 주까지 15주 연속 내렸다. 이 기간 하락률이 -1.43%다. 전셋값은 지난해 2월 초가 전고점이었다. 2월 초부터 6월 중순까지 19주 연속 내리다 다시 오른 뒤 지금의 내리막길에 들어섰다. 2월 초 전고점과 비교하면 현재 1.79% 하락했다.

강남권 아파트 전셋값 하락세가 두드러진다. 강남권 전셋값 전고점은 지난해 1월 말이었다. 이때와 비교하면 송파구 7.1%, 서초구 6.0%, 강남구 5.7% 각각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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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심정보 shim.jeongb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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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2년에 가까운 2017년 5월 말 수준이다. 전셋값이 많이 내린 지역은 2년 이전으로 떨어졌다. 강남권은 2015년과 비슷하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2월 첫째 주 기준으로 서울 25개 구 가운데 2년 전인 2017년 2월 초보다 전셋값이 내린 곳이 6곳이다. 강남(-1.71%)·서초(-6.96%)·송파(-3.22%)·노원(-0.25%)·도봉(-0.57%)·용산구(-0.76%)다.

2017년 1월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전용 84㎡ 25층이 12억원에 전세 계약했는데 같은 주택형 26층 전셋값 실거래가격이 지난 1월 11억5000만원이었다.

2017년 1월 계약된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 전용 84㎡ 22건의 평균 전세보증금이 8억2000만원이었다. 올해 1월 계약된 29건의 평균은 7억7000만원으로 5000만원 낮다. 2017년 1월 계약한 세입자가 1월 계약을 갱신할 때 5000만원을 돌려받는 셈이다.

강남구 도곡동 도곡렉슬 전용 59㎡ 1월에 한 건 6억6000만원에 전세 계약했다. 2년 전 2017년 1월 거래된 같은 주택형 3건의 평균 보증금은 6억9000만원이었다.

용산구 이촌동 LG한강자이 전용 133㎡가 지난 1월 하순 10억원에 전세 계약했다. 같은 주택형 15층이 2년 전인 2017년 1월엔 3억원 더 비싼 13억원이었다.

노원구 상계동 주공7단지 전용 49㎡ 5층이 2017년 1월 2억500만원에 전세 계약됐는데 지난 1월엔 2500만원 낮은 1억8000만원에 계약됐다.

지난해 말 이후 집값 약세로 매매에서 전세로 돌며 전세 수요가 늘었는데도 전셋값이 많이 떨어진 것은 ‘입주 쓰나미’ 때문이다. 서울에 새 아파트 입주가 봇물이다. 2015~17년 연평균 입주물량(2만5000여 가구)의 1.4배인 3만6000여 가구가 지난해 입주했다.

역전세를 맞아 집주인이 돌려줄 자금을 마련하지 못해 세입자간 갈등이 생기기도 한다. 여윳돈이 없으면 대출을 받아야 하는데 주택담보대출은 정부 규제 강화로 쉽지 않다. 전셋집은 이미 전세보증금이 대출 한도를 넘어 대출이 안 되고 기존 다른 집의 대출을 늘리기도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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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심정보 shim.jeongb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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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구 반포에 전세 사는 김모씨는 "다음달 계약 만기여서 이사가려 하는데 2년새 전셋값이 5000만원 떨어졌다"며 "집주인이 내린 금액에 새 세입자를 찾더라도 차액을 돌려줄 여유가 없다고 해서 소송을 해야 할지 난감하다"고 말했다.

전셋값이 정점일 때 전세를 끼고 ‘갭투자’한 주인들은 바늘방석인 셈이다.

세입자들은 전세금 보호에 비상이 걸렸다. 주택도시보증공사의 전세보증금반환보증에 가입한 세입자가 지난해 2만5980가구로 2017년(1만272가구)의 두 배가 넘는다. 올해 1월 가입 가구가 2371가구로 지난해 1월(1234가구)의 2배가 넘고 2년 전인 2017년 1월(272가구)의 10배에 가깝다.

역전세는 앞으로 확산할 것 같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와 내년 아파트 입주가 더욱 늘어 각각 4만 가구가 넘게 들어설 예정이다. 연간 4만 가구 넘는 입주는 2008년(5만6000여 가구) 이후 11년 만이다. 역전세가 시작된 강남권 일대의 입주는 더욱 많다. 강남권 생활 범위인 강남4구(강동구 포함)의 입주 물량이 지난해와 올해 각각 1만6000여 가구고 내년에는 1만3000가구다. 2015~17년 연평균 입주물량은 7800여 가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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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심정보 shim.jeongb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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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집값과 전셋값 동반 하락세가 장기화하면 역전세가 집을 팔아도 전세보증금을 모두 돌려주지 못하는 '깡통전세'와 맞물려 주택시장에 큰 파문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안장원 기자 ahnj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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