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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삼성전자 반도체 치킨게임?…업계 "가능성 희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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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슈퍼호황 종료되며 조정기 돌입

상반기 공급조절 이후 하반기 업황 회복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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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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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 = 반도체 슈퍼호황이 막을 내리면서 메모리반도체 시장을 두고 추측이 무성하다. D램보다 먼저 가격하락이 시작된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삼성이 공급을 늘려 '치킨게임'에 들어가는 것 아니냐는 루머도 나온다. 메모리반도체 세계 1위인 삼성전자가 공급량을 늘려 가격을 내리면 경쟁업체들이 도산해 시장이 재편된다는 시나리오다.

반도체 치킨게임이란 시장지배기업이 낮은 가격에도 경쟁적으로 물량을 쏟아내며 경쟁사들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전략을 말한다. 1990년대 20여개에 달했던 D램 제조사들이 2010년 전후 치열한 치킨게임을 거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 등 3강으로 재편됐다. 이들 D램 3강은 서로 칼끝을 겨누기보다는 시장상황에 맞게 적당히 생산량을 조절하면서 호황을 누려왔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15일 반도체 시장을 우려하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좋지는 않지만 이제 진짜 실력이 나오는 것"이라고 언급하자, 이를 두고 가격 하락에도 출하량을 늘리겠다는 뜻이란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삼성 내부에서는 "치킨게임 전망은 과하다", "시장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원칙에는 변함없다", "최근 반도체사업의 화두는 비메모리 반도체 경쟁력 확대" 등의 말이 나왔다.

반도체업계는 '치킨게임'이라는 단어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치킨게임에 들어갈 가능성은 극히 낮다"며 "올해 상반기 적극적인 재고 해소와 공급조절을 통해 하반기 업황 회복을 노릴 것"이라고 밝혔다. 가격 추가하락 시점을 엿보며 재고를 줄이는 고객사와의 '재고 전쟁'에서 누가 승기를 잡느냐가 관전포인트다. 현재로선 삼성전자가 '초격차 전략'으로 시장지배 위치를 공고히 하고 있는 만큼, 삼성 자신도 피를 흘릴 수 있는 치킨게임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삼성 안팎의 공통된 의견이다.

1분기 D램 가격이 최대 20%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공급 조절 의지를 분명히 한 점도 짚어볼 대목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31일 콘퍼런스콜에서 메모리반도체의 수익성 방어 전략을 위해 추가 증설 없이 인프라 위주의 투자를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공급물량을 늘리지 않겠다는 뜻이다. 삼성전자 측은 "대외환경의 불확실성을 고려해 추가적인 장비 증설은 하지 않고 중장기적으로 신규 팹 건설 중심의 투자를 할 것"이라며 "설비 투자는 작년 대비 감소할 것"이라고 했다. 투자 축소와 보수적 비트그로스(Bit Growth, 비트 단위로 환산한 생산량 증가율)를 통해 공급량을 크게 늘리지 않겠다는 뜻이다. 공급조절을 통해 가격 하락을 막고 수익성 확보에 주력하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1분기 D램 비트그로스를 마이너스로 제시한 것도 이 때문이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에 이어 보수적 생산 대열에 합류하면서 업황 회복 시점도 앞당겨질 것"이라며 "업계에서 공급조절을 통한 가격결정력이 가장 큰 삼성전자의 행보가 반도체업계의 가장 큰 변수"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도 올해 장비투자를 40%가량 축소해 시장에 대응한다. SK하이닉스는 작년 4분기부터 진행된 메모리 시장 수요 둔화와 가격 하락이 올 상반기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로 가면 서버 고객들의 신규 클라우드 서비스 발표나 계절적 이벤트 등의 영향이 있어 상반기 내 재고조정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시황에 따라 급변하는 메모리반도체 의존도를 줄이고, 메모리보다 시장이 훨씬 크고 성장 잠재력이 높은 비메모리 반도체에 방점을 찍고 있다. 전에 없이 비메모리 반도체를 강조하는 행보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달 30일 더불어민주당과 비공개 간담회에서 "시스템반도체와 파운드리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며 "위기는 항상 있지만 이유를 밖에서 찾기보다는 지속적인 혁신을 통해 반드시 헤쳐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위기를 기회로 삼고 시스템반도체 역량을 키워 메모리 시황변동에도 안정적인 성장구조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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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0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삼성전자 화성캠퍼스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함께 내부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제공) 2019.1.30/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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