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바이러스 배출량, 소의 1천배…첫 감염 땐 살처분 규모 커
'구제역 확산을 막아라' |
2011년 이후로 따지면 8년 만에 최대 규모의 살처분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는 소 살처분 마릿수를 기준으로 한 것이다.
돼지를 비롯해 발굽이 두 쪽인 다른 우제류까지 포함하면 2017년 2월(소 1천392마리)보다 많을 뿐이다.
구제역 발생이 잦아진 2000년 3월 이후를 따져보면 구제역 첫 감염 가축이 돼지일 때는 살처분 마릿수가 유난히 많았다.
양돈 농가의 돼지 마릿수가 다른 우제류보다 월등히 많은 게 주요 이유겠지만, 소보다는 돼지가 구제역에 취약하고 분변 등을 통한 바이러스 전파 속도가 빠르기 때문이라는 게 축산 방역 당국의 설명이다.
1934년 국내 첫 발생 이후 잠잠하던 구제역이 다시 터진 것은 66년만인 2000년 3월이다.
당시 경기 파주의 젖소농장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후 4월 15일까지 182개 농가의 소 2천 마리가 살처분됐다.
그 이후 우제류 중 소가 첫 확진 가축으로 기록된 때는 2010년 1월, 같은 해 4∼5월, 2017년 2월, 그리고 올해 1∼2월뿐이다.
도축장 출입 차량 소독 |
2010년 1월 경기 포천·연천에서 구제역이 터졌을 때 55개 농가의 소·돼지·염소·사슴 6천 마리가 살처분됐고, 같은 해 4∼5월 인천 강화의 한우 농가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후 395개 농가의 우제류 5만 마리가 살처분되는 등 큰 피해가 났다.
2017년 2월 보은의 젖소 농가에서 구제역이 생겼을 때는 3개 도, 3개 군의 21개 농가 1천392마리의 소가 살처분되는 데 그쳤다.
소가 구제역에 처음 걸렸던 해 중 가장 컸던 우제류 살처분 규모는 5만 마리이지만 돼지가 구제역에 처음 걸린 해의 살처분 마릿수는 이보다 월등히 많았다.
경기 안성의 양돈 농가에서 첫 구제역이 확진됐던 2002년 5∼6월 162개 농가의 소·돼지 16만 마리가 살처분됐다.
2010년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의 살처분 규모는 '사상 최대'로 불릴 만큼 상상을 초월했다.
경북 안동의 양돈 농장에서 구제역이 확진된 후 무려 145일간 6천241개 농가의 우제류 348만 마리가 도살 처분됐다.
그 이후에도 구제역은 꾸준히 터졌다.
[연도별 첫 확진 가축 및 살처분 마릿수](농식품부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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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의성의 양돈 농장에서 구제역이 발생했던 2014년 7∼8월에는 3개 농가의 돼지 2천9마리가 살처분되는 데 그쳤다. 여름철 발생했다는 점에서 바이러스가 힘을 쓰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같은 해 12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충북 진천의 양돈 농가를 시작으로 196개 농가의 우제류 17만3천 마리가 도살 처리됐다.
2016년 1월∼3월에는 전북 김제의 양돈 농가를 포함, 25개 농가의 우제류 3만3천73마리가 살처분됐다.
양돈 농가의 돼지 사육 마릿수가 워낙 많은 탓도 있겠지만 구제역에 걸린 돼지는 소보다 바이러스를 많이 내뿜기 때문에 감염 속도가 빠르다는 게 방역 당국의 설명이다.
돼지가 구제역에 걸리면 소보다 적게는 100배, 많게는 1천배 많은 바이러스를 분변 등을 통해 배출한다고 한다.
방역 당국 관계자는 "돼지의 경우 농가별 사육 마릿수가 많기도 하지만 구제역 감염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소와 달리 대규모 살처분이 불가피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k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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