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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케이블TV '합산규제' 미묘한 입장차…"33% 규제없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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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O들은 규제부활 반대…개별SO들은 찬성 입장

"넷플릭스 대항하려면 방송점유율 규제 폐지해야"

뉴스1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정보통신방송 법안심사소위원회가 합산규제 법안을 심사하고 있다. © News1 민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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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강은성 기자 = 국회가 유료방송 시장 '합산규제' 재도입 논의를 본격화한 가운데 이를 적극 환영해야 할 케이블TV업계가 이해관계에 따라 미묘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미 일몰된 합산규제를 부활시키기보다 케이블TV 시장을 옥죄고 있는 '33% 규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쪽으로 입장이 기울고 있다.

지난 2012년 '합산규제' 도입을 강력하게 요구했던 케이블TV업계가 '합산규제 재도입'을 논의하고 있는 지금 입장변화를 드러내는 가장 큰 이유는 뭘까. 업계는 케이블TV 시장점유율 1, 2, 3위를 차지하는 CJ헬로, 티브로드, 딜라이브가 나란히 인수합병(M&A) 대상자로 물망에 오르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딜라이브는 지난 8일 케이블TV업계 중 처음으로 "합산규제 재도입을 반대한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딜라이브가 반대하는 속내는 KT스카이라이프의 딜라이브 인수합병(M&A) 계획이 무산될까 하는 우려때문으로 보인다. 합산규제가 부활되면 KT스카이라이프는 점유율 규제에 묶여 딜라이브를 인수할 수 없다.

케이블TV업계 1위 CJ헬로나 2위 티브로드는 딜라이브처럼 명확한 입장을 내세우지는 않았지만 합산규제를 처음 도입할 당시 업계 선봉에 서서 당위성을 적극 주장하던 모습과는 사뭇 다르게 입장을 '유보'하고 있다. 이들 역시 통신사 M&A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실제로 LG유플러스는 CJ헬로에 대한 인수합병 안건을 2월중순쯤 열리는 이사회에 상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브로드밴드)도 티브로드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등 유료방송사업자간 M&A 물밑 접촉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전처럼 합산규제 도입을 요구했다간 자칫 M&A 이후 가입자를 모집하는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케이블TV업계 한 관계자는 "국회에서 지난달 합산규제 부활을 논의하기 위해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었을때 업계 차원에서 규제 도입을 촉구하는 의견서를 전달하려 했으나 일부 업체들이 '우리 이름은 빼달라'고 요구하는 등 달라진 태도를 보여 국회측에 의견서를 전달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입장을 유보하고 있는 CJ헬로나 티브로드, 아예 대놓고 규제 부활 반대를 외친 딜라이브 등의 종합유선방송(MSO)과 달리, 중소 케이블TV업체들은 합산규제 부활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지역케이블TV업체 관계자는 "M&A를 통해 방송플랫폼이 특정업체로 집중되면 중소유료방송업체들은 고사할 것"이라며 "자본을 앞세운 방송플랫폼 독점현상을 점유율 규제로 철저히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유료방송업계 전체에 적용되는 '방송점유율 규제'를 이번 기회에 아예 철폐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현재 케이블TV와 인터넷TV(IPTV), 위성방송 등 유료방송 시장은 방송플랫폼별로 가입자의 3분의1 이상(33.3%)을 모집하지 못하도록 한 '방송점유율 규제'를 받고 있다. 합산규제 역시 방송점유율 규제에서 KT계열이 IPTV와 위성방송을 보유했기 때문에 점유율을 합산해 규제하는 것이다.

문제는 이같은 규제가 넷플릭스 등 글로벌 미디어업체들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넷플릭스 가입자는 현재 170만명이 넘었을 것으로 관련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무서운 기세로 가입자를 늘리고 있는 넷플릭스가 전체 유료방송 가입자의 3분의1 이상을 차지한다고 해도 속수무책인 셈이다.

넷플릭스 역시 최근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는 방송사업자가 아니라 콘텐츠 사업자"라며 "한국에서 방송사업자에게 시행하는 각종 규제는 넷플릭스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결국 국내 미디어 산업이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에 뒤지지 않으려면 개별기업에 대한 규제를 논의할 게 아니라 방송점유율 규제폐지 등 유료방송 시장경쟁력 강화방안을 논의해야 하는 시점이라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합산규제가 폐지된 현 상황에서는 규제형평성 차원에서 아예 방송업계 전체의 점유율 규제도 함께 폐지하는 것이 옳다"고 강조했다. 딜라이브 관계자도 "합산규제 부활은 '다같이 죽자'는 얘기나 마찬가지"라며 "그보다는 방송점유율 규제를 철폐하고 서로 협력해 외국 미디어에 대항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케이블TV방송협회는 오는 12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합산규제'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esth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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