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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물가 낮다고 하는데…체감·실제물가 괴리 1년 만에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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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6%p 차이…유가하락으로 물가상승세 둔화했지만 체감물가는 거의 그대로

연합뉴스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정수연 기자 =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를 밑돌았지만, 체감 물가는 2%대를 유지하며 체감·실제 물가 사이의 괴리가 커졌다.

10일 통계청에 따르면 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0.8% 오르는 데 그쳤다.

반면 한국은행의 물가인식(지난 1년간 소비자들이 인식한 물가 상승률 수준)은 같은 달 2.4%로 조사됐다.

물가인식은 한은이 전국 도시 2천500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하는 수치로,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물가 수준을 볼 수 있는 지표다.

지난달 체감·실제 물가 사이 격차는 1.6%포인트로 2018년 1월(1.7%포인트) 이후 1년 만에 가장 많이 벌어졌다.

지표물가와 체감 물가 사이 괴리가 커진 것은 국제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낮아졌지만 물가인식은 거의 변하지 않아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1월 2.0%에서 12월 1.3%, 올해 1월 0.8%로 꾸준히 낮아졌다.

반면 물가인식은 지난해 11∼12월 2.5%에서 머무르다가 지난달 2.4%로 소폭 하락하는 데 그쳤다.

소비자들이 느끼는 주관적인 물가와 공식 물가 간 괴리는 자연스러운 측면이 있다.

통계청 소비자물가는 460개 품목을 대상으로 조사하지만, 소비자들이 자주 구매하는 품목은 일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다른 품목에서 물가가 내리더라도 농산물, 외식비, 교통비 등이 오를 경우 소비자들은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지난달 통계청 소비자물가를 보면 석유류는 작년 1월보다 9.7% 떨어진 반면 농·축·수산물은 2.5%, 외식비는 3.1% 올랐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동향분석팀장은 "가구 등 내구재 물가가 오를 때보다 마트 농수산물 물가가 오를 때 소비자들은 물가상승을 더 크게 체감한다"고 설명했다.

올해 지표물가와 체감 물가 사이 괴리는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서울 택시 기본요금은 오는 16일부터 3천원에서 3천800원으로 오른다.

서울시와 경기도, 인천시는 시내버스 요금 인상을 검토 중이다. 서울 지하철 기본요금도 현행 1천250원에서 200원 인상하는 안이 거론되고 있다.

장기간 요금 동결, 원가상승 등으로 올해 상하수도 요금 인상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 가운데 새해 들어 오른 자동차 보험료에 이어 실손보험료까지 인상될 경우 소비자들이 느끼는 주관적인 물가는 더 높아질 수 있다.

맥도날드와 써브웨이 등 대형 패스트푸드 외식업체는 이달 중 제품 가격을 각각 100∼200원, 200∼300원씩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반해 유가 영향으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세는 미미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한국은행은 올해 상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2%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체감·실제 물가 사이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것은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물가 상승률이 낮아지면 소비자들의 실질 구매력이 늘어 소비 증대로 이어져야 하지만 체감 물가 상승률이 그대로일 경우 가계 씀씀이가 쉽게 늘지 않는다.

홍 팀장은 "체감 물가와 실제 물가 사이 괴리를 줄이기 위해서는 농산물 유통시스템을 개선해 농산물 가격 등락 폭을 줄이는 방안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표] 물가인식·소비자물가 상승률 격차(단위 : %, %포인트)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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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 :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통계청 국가통계포털

js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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