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첨단 기술이 들어간 새 아파트라지만 청약에 참여할 사람이라면 꼼꼼하게 따져야 할 것들이 있다. 요즘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최신 아파트의 특징들을 잘 갖췄는지가 향후 자산 가치를 평가받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건설업계 전문가들은 최근 소비자들이 관심을 갖는 아파트의 특징으로 ‘라이프스타일’, ‘공기청정’, ‘사물인터넷(IoT)’ 등 세 개의 키워드를 주로 꼽는다.
◇ 라이프스타일: 모임 공간으로 변신하는 주방
일과 개인 생활의 균형을 뜻하는 ‘워라밸(work-life balance의 준말)이란 신조어가 등장하고, ‘주52시간제’도 시행되며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가정에서 시간을 잘 쓰는 방법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케아 가구 열풍과 셀프 인테리어 확산, 디자인 가구의 인기 등도 이 같은 소비자의 변화에서 나온 현상들이다. 건설사들 역시 아파트 내 인테리어와 공간 배치를 달라진 삶의 방식에 맞추는 데 관심을 기울이는 중이다.
현대건설은 주방을 요리만 하는 공간이 아니라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하는 장소로 다시 해석한 ‘H 세컨리빙’을 도입했다.
현대건설은 싱크대와 가스렌지 등 조리공간을 보조주방 쪽으로 옮겨 공간을 확보하고, 이 곳에 대형 아일랜드 식탁을 배치했다. ‘아일랜드 식탁’은 조리대나 바(bar), 식탁 등으로 쓰면서 하부에는 수납장을 설치해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주방가구다.
H 세컨리빙은 가족이 모이는데는 물론 친구들을 초대해 홈파티를 여는데도 활용된다. 카페에서처럼 식탁에 앉아 공부를 하거나 책을 읽는데도 쓸 수 있다. 부엌과 거실을 혼합한 형태인 셈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젊은층이 배달음식이나 밀키트(손질한 재료와 양념을 동봉해 준비 시간을 단축하고, 맛을 내기 쉽게 만든 요리 재료 세트) 등을 즐긴다는 데서 착안했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의 ‘H 세컨리빙’ 예시 /현대건설 |
대우건설은 순환형 동선이 가능하도록 공간을 배치하는 것이 집안일을 효율적으로 하거나 가족구성원이 가사를 분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분석해 설계에 반영하고 있다. 예컨대 주방을 식료품 저장실, 세탁기를 둔 다용도실로 연결하는 식이다.
가족 형태에 따라 공간 구조도 다시 짜고 있다. 대우건설은 1인 가구나 자녀가 없는 신혼부부에게는 39㎡ 규모로 휴식 기능에 무게를 둔 형태가, 2명이 집을 공유하거나 자녀들을 독립시킨 노년 부부에게는 50㎡ 크기로 공용 공간과 개인 공간을 분리한 형태가 적합한 것으로 분석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어린 자녀를 키우는 부부라면 70㎡ 이상으로 가족 공간이 중심이 된 집이 알맞다"고 말했다.
◇ 공기청정: 미세먼지는 원천봉쇄
미세먼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점을 둔 설계도 잇달아 나오고 있다. 현대건설의 ‘H-클린현관’은 문을 열고 집으로 들어가면 바로 다용도실과 수납장이 나오는 형태로 설계됐다. 현관에서 곧바로 손을 씻거나 외출복을 벗고 스케이트보드 같은 아웃도어 스포츠 용품을 정리할 수 있도록 해, 미세먼지와 불순물을 최대한 제거하고 집안으로 들어가도록 한 것이다.
한화건설은 에너지를 적게 사용하는 똑똑한 공기 청정 시스템인 ‘클린 케어 IAQ’를 개발하고 있다. 실내에 설치된 센서로 미세먼지와 이산화탄소 농도를 측정해 자동으로 공기청정기를 가동하는 시스템이다. 깨끗한 바깥 공기를 안으로 들여오고 오염된 공기는 바깥으로 배출하는 역할을 한다. 거주자들은 월패드(주방이나 거실 벽에 설치돼 인터폰 등으로 다양하게 쓰는 장치)로 집안의 공기 질을 확인할 수 있다.
삼성물산은 사람이 들어오면 아파트 출입구에서 공기를 분사해 옷에 붙은 먼지와 세균을 털어내는 ‘에어샤워 시스템’이나, 현관 신발장 아래 설치된 흡기구로 먼지를 빨아들인 후 공기를 정화해 배출하는 ‘현관 공기청정시스템’ 등이 각광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 IoT: 집안 모든 것을 연결하라
포스코건설은 삼성전자, 포스코ICT와 ‘IoT 플랫폼’을 연계한다고 최근 밝혔다. IoT 플랫폼은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기기들이 정보를 공유하면서 사용자가 원하는 최적의 가동상태를 유지하는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을 사용하면 전용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조명, 가스, 난방 등과 같은 아파트 내 기기들을 제어하는 것은 물론, 삼성전자의 TV, 로봇청소기, 세탁기 등 스마트 가전도 작동시킬 수 있다.
삼성물산은 침실, 부엌, 거실, 현관 등 공간별 시스템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입주민의 생활패턴에 맞춘 환경을 조성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래미안 IoT홈랩’이 대표적인 예다. 래미안 IoT홈랩이 설치된 침실 시스템은 방에 사람이 있는 지와 깨있는 지, 자는 중인지를 인식해 조명과 실내온도를 스스로 알맞게 조절한다.
유한빛 기자(hanvi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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