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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미·중 정상회담 끝내 불발…트럼프의 끝장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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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밀어붙이는 트럼프 “시진핑 안 만나”

무역 협상 난제 남았다는 의미

협상 시한 후 대중 관세 유예 지속 전망 우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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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7년 중국 베이징 정상회담 당시 악수를 나누려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오른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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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 시한(오는 3월 1일)을 코앞에 두고 미·중 무역 협상이 안갯속에 빠져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2월 말 회동’이 사실상 무산됐기 때문이다. 무역협상 시한 전까지 양측의 최종 합의가 사실상 어려워진 가운데, 2000억 달러(약 225조 원)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트럼프 미 행정부의 관세 인상이 집행될지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중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질 계획이냐”는 기자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했다. 다만 그는 “아마도” 다음에 만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평소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과 만나야 모든 사안이 합의될 것”이라고 강조한 점을 고려하면 최종 합의는 끝내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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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국정연설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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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미·중 정상회담 거부는 ‘양측이 풀어야 할 협상 난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달 30~31일 워싱턴에서 진행된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무역 구조 전반’에 집중한 미국 측 협상단과 달리 중국 측은 ‘대두(콩) 수입 확대’ 등을 약속했다. 또 트럼프 행정부가 경계하는 지적재산권 침해 방지 등 첨단 기술 분야에 대해 중국은 ‘한 치의 양보도 어렵다’는 입장이다.

앞으로 최대 관건은 무역협상 시한(3월 1일) 이후 미 행정부가 대중(對中) 관세 부과를 실제 집행할지 여부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양측이 협상시한까지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할 경우, 시한 다음날(3월 2일)부터 대중 관세를 기존 10%에서 25%로 인상할 것을 예고한 바 있다.

하지만 협상 시한이 지나더라도 추가 관세 인상이 유예된 채로 무역 협상이 계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는 시 주석에 대한 압박을 높여나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 백악관 관계자는 “대중 관세율이 현행 수준(10%)으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미 CNBC에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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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연설을 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신화통신=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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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는 애만 태우고 있다. 미국과 무역전쟁, 내수 수요 둔화 등 여파로 지난해 성장률이 28년만에 최저치(6.6%)로 내려앉았기 때문이다. 특히 ‘개혁 개방 40주년’ ‘신(新)중국 건국 70주년’을 맞은 올해 정치적 기반을 다져야 할 시 주석 입장에선 미국과 무역 담판에 더욱 속도를 낼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미국 측 협상단은 내주 초 방중해 중국 측과 협상을 이어갈 예정이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이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와 만난다. 스티븐 슈워츠먼 블랙스톤 그룹 회장을 비롯해 친(親)트럼프 성향 재계 인사들 역시 중국 협상단에 “미국에 충분히 양보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현재 미·중 무역 전쟁은 단순히 무역 불균형을 넘어 경제 패권을 둘러싼 싸움”이라며 “미국은 한 번에 합의해줄 의사가 있어 보이지 않는다. 올해를 빛내야 할 시 주석 입장에선 어려움이 클 것”이라고 밝혔다.

내년(2020년) 재선을 염두에 둔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대중 압박을 더욱 높여나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백악관과 가까운 공화당 전략가는 “백악관은 경제 부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과 지결된된 문제”라며 “이런 계산에는 중국과의 거래 정상화 역시 포함된다”고 전했다.

조진형 기자 enis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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