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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트럼프 ‘반이민정책’에 반기 든 美 뉴멕시코 주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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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 주방위군 100명 철수 지시 / “위험 과장… 트럼프놀이 동참 못해” / 새 캐러밴 1700명 멕시코국경에

멕시코와 국경을 맞댄 미국 뉴멕시코의 주지사가 국경에 배치된 주방위군 병력 100여명의 철수를 지시했다. 국경지역을 관할하는 주지사로는 최초로 국경 병력을 물리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이민 정책에 반기를 든 것이다.

야당인 민주당 소속의 미셸 루한 그리셤 뉴멕시코 주지사가 국경에 배치된 방위군 병력 118명 중 인도주의적 지원을 맡는 10여명을 제외한 병력 대부분을 철군하라고 명령했다고 미국 NBC방송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리셤 지사는 “뉴멕시코주는 국경에서 위험을 과장해 근면한 주방위군 병력을 악용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놀이에 더는 동참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아칸소, 캔자스, 켄터키 등 다른 주에서 파견한 방위군 병력 20여명도 본대로 돌아가도록 하라고 요구했다.

세계일보

약 1700명 규모의 새로운 중미 출신 이민자 행렬(캐러밴·Caravan)이 미국 텍사스주 이글패스와 가까운 멕시코 코아우일라주 피에드라스 네그라스시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6일(현지시간) 미국 당국에 의해 입국이 거부된 한 온두라스인 가족이 멕시코로 되돌아가고 있다. 피에드라스 네그라스=AFP연합뉴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4월 불법 이민 문제 해결을 위해 미 국경경비대를 돕는 주방위군을 최대 4000명까지 배치하는 포고령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멕시코와 국경을 맞댄 캘리포니아, 애리조나, 뉴멕시코, 텍사스 등 4개 주 모두가 수백명의 방위군 병력을 국경에 파견했다. 뉴멕시코주 국경지대에 있는 주방위군도 지난해 공화당 출신 수사나 마르티네스 주지사의 명령을 받아 배치됐다. 지난해 11·6 중간선거에서 당선돼 올해부터 주정부를 맡고 있는 그리셤 지사가 이를 다시 원점으로 되돌린 것이다.

그리셤 지사의 이번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역사상 최장기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까지 불사하며 자신의 대선 공약인 ‘국경장벽 건설’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에서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워싱턴 연방의회에서 열린 신년 국정연설에서도 “우리는 우리 국민의 생명과 일자리를 보호하는 이민 시스템을 만들 도덕적인 의무를 갖고 있다”며 국경장벽 건설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그는 오는 15일까지 국경장벽 관련 법안이 처리되지 않으면 셧다운 사태가 재발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한편 가난과 폭력, 범죄를 피해 미국으로 향하는 중미 출신 이민자 행렬(캐러밴·Caravan)은 계속되고 있다. 약 1700명 규모의 새로운 캐러밴이 미국 텍사스주 이글 패스와 가까운 멕시코 코아우일라주 피에드라스 네그라스시에 도착했다고 엘 우니베르살 등 현지언론이 이날 보도했다. 현재 멕시코 남부 치아파스주에 있는 3800명 안팎의 다른 캐러밴도 조만간 미 국경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임국정 기자 24hou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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