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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트럼프 "北과 전쟁 막았다" 주장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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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스 “의심의 여지가 없다” 옹호/민주당 “터무니없는 소리” 비판/전문가 “韓 정부, 진정한 운전자”

세계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국정연설에서 자신이 북한과의 전쟁을 막았다고 말한 것을 놓고 미국 조야에서 신빙성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만약 내가 대통령으로 선출되지 않았다면 우리는 지금 북한과 큰 전쟁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초 언론에 배포된 그의 연설문에는 “아마도 수백만 명의 사망자가 나왔을 것”이라는 대목이 있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이 부분을 읽지 않았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6일 CBS 이브닝 뉴스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기 전에 미국이 북한과 충돌 코스로 갔었다는 사실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트럼프 대통령을 옹호했다. 펜스 부통령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대통령직 인수인계를 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핵 문제가 미국이 직면한 가장 심각한 외교 현안이라고 말했다고 강조했다.

펜스 부통령은 이어 “우리가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 되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뒤에 북한은 일본 상공을 지나는 미사일을 발사했고, 핵실험을 하면서 그 지역뿐 아니라 미국인을 위협했다”고 지적했다. 펜스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위협과 수사에 강력하게 맞선 결과 북한이 이제 대화 테이블로 나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터무니없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슈머 대표는 CNN과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는 신빙성이 없다”며 “트럼프가 하는 일은 독재자의 등을 두들겨주면서 우방국을 공격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미국 언론과 전문가들도 이 논란에 가세했다. 워싱턴 포스트(WP)는 5일 “트럼프가 북한과의 전쟁 가능성을 과장했다”면서 “트럼프 자신의 거친 언사로 긴장이 고조됐었다”고 지적했다. 언론 매체 ‘바이스’(VICE)는 6일 “트럼프 대통령이 국정연설에서 대담하고 새로운 외교로 북한과의 전쟁을 막았다고 주장했을 때 의석에서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고 전했다.

매튜 슈미트 뉴헤이븐대 교수는 시사 주간지 ‘타임’에 “트럼프 주장은 절대적으로 잘못됐다”고 반박했다. 슈미트 교수는 “가장 중요한 것은 트럼프가 한국의 역할을 지우려 했다는 점”이라며 “한국 정부가 전쟁을 막았고,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회담을 주선했으며 현재 진행되고 있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진정한 운전자”라고 주장했다. 비핀 나랑 MIT 교수는 “트럼프의 외교 정책이 아니라 북한의 핵무기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능력이 급신장함에 따라 미국이 군사 옵션을 동원하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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