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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7 (금)

김정은-트럼프, 정상회담 개최도시 비공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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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도시 미발표 상태 지속

CNN 등 미 언론 “북 하노이, 미 다낭 선호” 보도하지만

외교 소식통 “경호안전 고려, 개최 도시 발표 미루는 듯”

실제 베트남은 싱가포르 비해 경호 난이도 훨씬 높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5일(현지시각) 국정연설에서 “27~28일 베트남“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을 한다고 공식 발표했지만, 개최 도시는 입에 올리지 않았다. <시엔엔>(CNN) 등 미국 언론은 “협상에 정통한 소식통” 등의 말을 따서 “미국은 다낭, 북한은 하노이 선호”라고 보도하고 있다. 개최 도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는 얘기다. 개최국은 정해졌는데, 개최 도시는 “계속 협의 중”이다? 좀 이상하다. 실제 북-미 협상 경과에 밝은 외교소식통은 7일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도시가 어디인지는 경호 안전 문제를 고려해 공식 발표 시기를 가급적 뒤로 미루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개최 도시 미발표가 ‘미확정’ 때문이 아닐 수도 있다는 뜻이다.

지난해 1차 북미 정상회담 때와도 다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5월10일 트윗에 “6월12일 싱가포르”라고 1차 북미 정상회담 일시·장소를 공개했다. D-33 때다. 그런데 이번엔 D-22인 5일에야 일시와 개최국만 발표했다. 개최 도시 발표는 빠졌다. 더구나 트럼프 대통령은 1일 기자들과 만났을 때 ‘대통령 말을 들으니 개최지가 다낭인 것 같은데 제대로된 추측인가’라는 질문에 “아, 다낭이라…”라며 말끝을 흐렸다. 말하기 좋아하는 트럼프 대통령답지 않은 신중함이다.

미국은 각종 정상외교 때 대통령 경호에 유난스럽기로 악명 높은 나라다. 북한은 ‘경호 강박증’에서 미국보다 더하면 더했지 결코 덜하지 않다. 경호·안전 측면에선 ‘김정은 변수’가 더 클 수 있다는 뜻이다. 이 점에서 싱가포르와 베트남은 차이가 크다. 싱가포르는 아시아에서 치안 상태가 가장 좋은 나라의 하나이고, 무엇보다 도시국가다. 면적(718.3㎢)이 서울(605.2㎢)의 1.2배에 못미친다. 출입 통제가 용이하다. 반면 베트남은 면적(33만341㎢)이 한반도(22만877㎢)의 1.5배다. 중국·라오스·캄보디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데, 접경 지역의 인적·물자 교류가 활발하다. 해안선이 3260km에 이른다. 철통같은 봉쇄는 애초 불가능하다. 개최 도시 ‘미발표’ 상태의 지속이 북-미 모두한테 나쁠 게 없는 셈이다.

이제훈 선임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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