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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트럼프, 540자 ‘짧고 굵게’ 북한 언급…“평화 향한 역사적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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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신년 국정연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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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엔 ‘2483자’로 장황

톤도 ‘긍정적’으로 바꿔

내용도 압박 아닌 ‘평화’

대북 대화 회의론 불식 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신년 국정연설에서 “한반도 평화를 향한 역사적 노력(historical push)”을 강조했다. 자신이 일촉즉발의 한반도 전쟁 위기 상황을 대화와 협상 국면으로 극적으로 전환시켰음을 설명하면서 한 말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2차 북·미 정상회담도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역사적 노력’의 일환이자 주요 전환점이 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국정연설에서 북한 관련 연설 분량은 영어로 540자였다. 한글로 번역하면 200자 원고지 1장 정도다. 이는 지난해 국정연설(2483자)의 5분의 1 수준이다. 이번 북한 관련 연설은 짧았지만 메시지는 ‘최대의 대북 압박’에서 ‘한반도 평화’로 완전히 달라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북한 관련 연설을 “우리는 대담하고 새로운 외교의 일환으로 한반도 평화를 향한 역사적인 노력을 계속한다”는 말로 시작했다. 이어 자신이 취임한 이후 북한에 억류됐던 미국인들이 돌아왔고, 특히 지난해부터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이 없었음을 부각시켰다. 그러면서 “내가 미국 대통령으로 선출되지 않았다면 우리는 아마도 지금 북한과 큰 전쟁을 벌이고 수백만의 사람이 목숨을 잃었을 것”이라고 했다. 결국 자신이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대북정책이 가시적인 성공을 거두고 있으며, 이는 ‘한반도 평화’라는 큰 여정의 일환임을 강조한 것이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월 국정연설에서 “북한의 무모한 핵무기 추구가 우리의 본토를 곧 위협할 수 있다”며 최대의 대북 압박 정책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과거 행정부에 대해선 “안주와 양보가 침략과 도발을 불러들일 뿐”이라고 비판하며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주류 언론과 한반도 전문가들의 우려에도 북한과의 협상을 밀어붙여 지난해 6월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을 성사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비핵화’라는 표현을 쓰지 않았지만 ‘역사적 노력’을 강조해 비핵화 협상에 대한 미국 조야의 회의론을 불식시키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댄 코츠 국가정보국장 등 정보수장들이 최근 의회 청문회에서 “북한이 핵무기를 완전히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것을 반박하는 성격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CBS 인터뷰에선 “정보국장이 그렇게 생각하는데 우리가 (비핵화에) 합의할 가능성도 매우 크다”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 할 일이 많이 남아 있다”며 북한 비핵화가 긴 과정일 수 있음을 나타냈다. 그러면서도 “김 위원장과의 관계는 좋다”고 말해,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도 진전을 이루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워싱턴 | 박영환 특파원 yh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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