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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끝나지 않은 신분제의 유습 '갑질'

민간인 40% '공공분야 갑질 심각'…공무원 등은 16%만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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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자 80% "갑질 당해도 참아"…관계 유지·수단 부재·불이익 우려 등 원인

연합뉴스

직장 내 괴롭힘ㆍ갑질(PG)
[이태호 제작] 일러스트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공공분야의 갑질이 심각한지를 두고 민간과 공공분야 종사자들의 인식에 현격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한국행정연구원 윤종설 박사, 형사정책연구원 윤해성 박사 등의 연구팀이 작성한 '공공기관 갑질의 원인진단 및 종합대책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공공분야 갑질에 대한 인식 조사에서 민간 종사자는 34.05%가 '심각하다', 5.24%가 '매우 심각하다'고 답했다.

반면 공공 종사자 중 갑질이 심각하다고 본 응답자는 14.76%에 그쳤고 1.68%만이 매우 심각하다는 답을 내놨다.

공공분야 갑질이 심각한 이유에 대해 민간의 48.94%는 '행정·공공기관으로부터 갑질을 많이 당해서'라고 밝혔다.

공공 종사자들도 38.11%가 같은 문항을 선택했는데 '가족, 친척, 가까운 지인이 경험한 것을 많이 듣거나 봐서' 그렇다는 답도 23.76%를 기록했다.

양측의 인식 격차는 공공 갑질이 많이 발생하는 영역에 대한 의견에서도 표출됐다.

민간은 20.95%가 예산 편성·집행, 19.95%가 단속·감시·수사·조사 업무라고 답했다.

공공은 단속·감시·수사·조사 23.85%, 인허가 등 민원처리 22.52%로 다소 다른 견해를 나타냈다. 예산 편성·집행에서 갑질이 많다는 응답은 14.55%에 그쳤다.

공공기관으로부터 갑질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민간 42.51%, 공공 34.29%였다.

공공 종사자가 공공분야 갑질을 당했다는 것은 자신이 속한 기관 내부 관계나 대외 업무상 그런 일을 겪었다는 뜻이다.

피해 형태로는 공공 종사자는 '부당한 인허가 불허나 지연'이 54.09%로 절대다수였고 민간은 '사적 심부름이나 편의 제공 요구'가 20.22%로 가장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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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
[연합뉴스TV 제공]



갑질에 대응하기는 무척 어렵다는 반응이 대다수였다. 응답자 전체의 80.08%가 '참는다'고 털어놨다.

대응하지 않는 이유로는 전체의 33.61%가 '원활한 관계 유지를 위해서'라고 했고 22.5%는 '마땅한 대응 수단이 없어서', 22.08%는 '불이익 등 2차 피해가 우려돼서'라고 응답했다.

한국 사회에 갑질 문화가 있는 원인으로는 51.6%가 '서열 문화'를 꼽았다. '돈이면 다 되는 문화'가 24%, '불평등 문화'가 16.5%였다.

연구진은 "갑질은 다소 모호한 개념이지만, 법령을 위반한 경우, 우월한 지위·직위를 이용해 사적 이익을 요구한 경우, 특히 채용 등 인사 관련 사적 이익 추구, 우월한 위치를 이용한 비인격적 대우, 계약 시 자기 기관의 이익만 지나치게 추구하는 경우 등이 해당한다"고 봤다.

그러면서 "법·제도와 운영체계 측면에서의 개선과 인식의 개선이 모두 필요하다"며 "직장문화, 자신의 행위가 갑질로 보일 수 있는지 등을 판단해 갑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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