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펜던트 "내각 고위 각료들, 메이 총리에 '양보안' 압박"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 영국 정부 내에서 브렉시트(Brexit) 합의안을 살리기 위해 영국을 유럽연합(EU) 관세동맹에 영구적으로 잔류시키는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신문은 '믿을 만한 소식통'을 인용해 브렉시트 합의안의 의회 부결로 사면초가에 빠진 메이 총리가 결국은 야당에 중대한 양보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제하에 정부 고위급에서 이런 방안이 준비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관세동맹을 놓고 진지한 작업이 진행 중"이라며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 만약 정치권이 그 방향으로 가게 된다면 우리는 준비가 돼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영국이 브렉시트 이후에도 EU 관세동맹에 남느냐의 문제는 브렉시트를 둘러싼 최대 쟁점 중 하나였다.
만약 영국과 EU가 '미래 관계'에 대한 협상에서 합의하지 못해 이른바 '노딜 브렉시트'가 현실화한다면 아일랜드 국경에 '하드 보더'(Hard Border)가 생기게 된다. 국경 통과 시 통행과 통관 절차가 엄격히 적용되는 것이다.
따라서 메이 총리는 '하드 보더'로 인한 경제적 충격을 줄이기 위해 영국이 일정 기간 EU 관세동맹에 잔류하도록 하는 '안전장치'(backstop)를 두기로 EU와 합의했다.
하지만 보수당 내 브렉시트 강경파는 관세동맹에 잔류하게 되면 영국이 미국, 중국, 인도 등과 같은 나라와 독립적인 자유무역 협정을 맺을 권리를 잃게 되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해왔다.
지난달 15일 하원 표결에서 브렉시트 합의안이 부결된 가장 큰 이유도 바로 이 안전장치에 대한 반대 때문이었다.
결국 메이 총리는 향후 EU와의 재협상에서 이 안전장치 관련 내용에 대한 수정안을 제시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인디펜던트는 그러나 일부 각료들이 브렉시트 합의안을 살리기 위해서는 보수당의 강경한 '레드 라인'을 어느 정도 포기해야 한다고 메이 총리를 압박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메이 총리가 제시할 안전장치 수정안에 EU가 퇴짜를 놓는다면 결국 메이 총리도 관세동맹 잔류 방안을 수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신문은 보도했다.
노동당 잭 드로미 의원은 관세동맹 잔류가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어느 정도 타협을 해야 한다는 의미겠지만 한 세대에서 가장 중요한 이 협상에서 모두가 진지하게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반대 의견도 있다고 인디펜던트는 소개했다.
도미닉 랍 전 브렉시트부 장관은 "우리가 관세동맹에 남아 우리의 무역정책을 감독할 수 없게 된다면 이는 브렉시트로 인한 모든 기회를 막는 것"이라며 "명백한 선언서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y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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