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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세월호 인양 그 후는

새 광화문광장 밑그림…5년 지킨 세월호 천막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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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서울시가 새 광화문광장의 밑그림을 발표함에 따라 5년째 광장을 지키고 있는 ‘세월호 참사 추모 천막’의 향배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시는 지상은 비우고 지하는 채우는 방식으로 광화문광장을 새로 조성할 계획이다. 세월호 천막의 이사나 정리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과 시민단체로 구성된 416연대는 이와 관련 “설날 차례를 지내고 입장발표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시와 416연대는 지난해부터 광장에 세월호 기억 공간 등을 만드는 방안을 조금씩 협의해왔다. 유가족 측은 “지금까지 최소한의 진상 규명도 되지 않았고 우리 사회 안전 문제 역시 달라지지 않았다”며 “광화문 천막은 지금도 시민 분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돌아가고 있기에 유가족 마음대로 할 수 없다”고 전했다.

세계일보

지난해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을 지키고 있는 세월호 천막의 모습. 세계일보 자료사진


◆기억공간 조성 논의…서울시 “사회적 합의 따라 진행”

서울시는 올해 중으로 새 광화문광장 설계를 마무리하고 내년 초부터 공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서울시가 지난 21일 발표한 국제설계공모 당선작에 따르면 새 광화문광장은 지상을 텅 비우는 형태다. 북악산·경복궁의 원경을 한눈에 담고 대형 행사를 치르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세월호 천막도 변화를 피할 수 없게 됐다.

현재 광화문광장에 있는 세월호 추모 천막은 모두 14개 동이다. 2014년 7월 농성장으로 설치된 천막은 약 1년이 지나 추모 공간으로 바뀌었고, 100만 촛불집회 등 역사의 현장을 함께했다. 각 천막에는 분향소와 전시실, 서명대와 노란리본공작소 등이 자리잡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세월호 천막 14개 동 중 11개는 중앙정부 요청에 따라 설치된 서울시 시설물이다. 나머지 3개 동은 허가 받지 않은 시설이라 매년 변상금을 받고 있다. 2014년 7월∼2017년 12월까지 낸 변상금은 약 1360만원, 지난해는 430만원이 납부됐다.

서울시는 지난해부터 416연대와 천막 문제를 놓고 조금씩 조율 중이다. 천막 대신 세월호 참사를 기억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하는 방안 등이 나오고 있다. 시는 앞서 2016년에도 추모 천막을 단계적으로 줄여나가겠다는 공식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세월호 유가족들은 아직 밝혀야 할 진실이 많다고 보고 있고 이 아픔에 사회가 공감하고 있다”며 “일부에서는 천막을 철거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는데, 이를 잘 조정해서 합의안을 찾겠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내년 초 광장 공사에 들어가도 단계적으로 진행되기에, 세월호 천막에 문제가 되지 않도록 협의하겠다”고 덧붙였다. 416연대 측은 “광화문 관련해서 설날 차례를 지내고 입장발표를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세계일보

◆“책임자 처벌하고 진정성 있는 사과 했으면…”

세월호 가족들이 광화문광장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는 정권이 바뀌었어도 여전히 최소한의 진상 규명조차 이뤄지지 않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천막을 유가족만의 공간이라 여기지도 않는다. 요즘도 매일 20∼30명의 시민이 자발적으로 천막 운영을 돕고 있다.

장훈 세월호가족협의회 진상규명분과장(고 장준형군 아버지)은 “세월호 참사 1기 특별조사위원회는 제대로 활동조차 못 했다”며 “아직 사고 시간이 8시 48분인지 49분인지조차 특정 짓지 못할 만큼 진상 규명이 제자리이고, 구조 방기에 따른 책임자 처벌이 하나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장훈 분과장은 “1기 특조위 활동 방해나 세월호 유가족 사찰 등도 세월호 참사에서 뻗어나간 단일 사건이기에 함께 조사해야 한다”며 “책임자들이 처벌 받고 깊이 있고 절실한 사과를 했으면 일찍 끝났을 일인데, 아직까지 책임을 회피하고 모면하려 한다”고 안타까워했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참사의 ‘처음부터 끝까지’ 진상이 밝혀지길 원하는 상황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12월 본격 활동을 시작한 2기 특조위(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에 힘을 실어주는 한편, 검찰에 세월호 참사 전담 특별수사단이 구성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장 분과장은 “특조위는 계좌추적권이나 수사권이 없어 한계가 있다”며 “(세월호 조사를) 방해할 때는 모든 정부 기관이 달려들어서 방해했는데 도와달라고 하니 나서는 검찰이 없다. 아쉽고 조금은 서운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세월호는 진보나 보수가 아니라 안전의 문제”라며 “우리 사회가 이후로 믿고 안전하게 살 수 있어졌는가. 참사나 아픔에 익숙해지면 안 된다”고 전했다.

장 분과장은 이와 함께 “광화문 천막은 가족과 시민이 같이 만든 공간”이라며 “시민 분들의 자발적 참여가 없으면 광화문광장은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현재도 하루 20∼30명의 시민이 서명운동이나 리본 만들기 등을 돕고 있다. 장 분과장은 “시민의 힘으로 천막이 돌아가고 있다”며 “같이 하는 시민이 계시기에 (천막을) 저희 마음대로 할 수 없다”고 전했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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