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빈 노동당 대표 "EU 관세동맹 잔류·단일시장과 밀접한 관계 유지해야"
메이, 코빈 대표와 만나 브렉시트 논의…아일랜드 총리 등 EU와도 대화 추진
코빈 대표 등 노동당 의원들 앞에서 발언하는 메이 영국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브렉시트(Brexit) 재협상을 선언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유럽연합(EU) 역시 합의를 원하지만 여전히 '노 딜'(no deal)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노 딜' 브렉시트란 영국이 아무런 협정을 맺지 못하고 오는 3월 29일 23시(그리니치표준시·GMT)를 기해 EU에서 떨어져 나가는 것을 뜻한다.
30일(현지시간) 일간 가디언, BBC 방송 등에 따르면 메이 총리는 이날 하원에서 열린 '총리 질의응답'(Prime Minister's Questions·PMQ)에서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가 '노 딜' 브렉시트를 배제해야 한다고 지적하자 이같은 입장을 나타냈다.
메이 총리는 전날 하원이 '노 딜' 브렉시트를 거부하도록 하는 내용의 브렉시트 계획안 수정안을 가결했지만, 이것만으로는 실제 '노 딜'을 막을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앞서 하원은 보수당의 캐럴라인 스펠맨, 노동당의 잭 드로미 의원이 제출한 수정안을 찬성 318표, 반대 310표 등 8표 차로 통과시켰다.
이 수정안은 하원이 '노 딜' 브렉시트를 거부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다만 정부에 이를 법적으로 강제하지는 못한다.
메이 총리는 "어제 하원은 '노 딜'을 거부하는 수정안을 가결했지만 이것이 끝이 아니다"면서 "그저 투표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합의가 없다면 '노 딜' 브렉시트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메이는 다만 그동안 EU 정상들과의 접촉을 통해 그들도 분명히 합의를 원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메이 총리는 이날 오후 레오 바라드카르 아일랜드 총리와 대화를 나누는 등 EU 지도자들에게 브렉시트 재협상 필요성을 설명해 나갈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영국 내 반발이 심한 '안전장치'(backstop)의 대안 마련에 집중할 예정이다.
영국과 EU는 아일랜드 국경에서 '하드 보더'(Hard Border·국경 통과 시 통행과 통관 절차를 엄격히 적용하는 것)를 피하기 위해 미래관계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영국 전체를 당분간 EU 관세동맹에 잔류하도록 하는 '안전장치'에 합의했다.
그러나 '안전장치' 종료시한이 없는 데다 북아일랜드만 별도 상품규제를 적용받을 수 있어 브렉시트 강경론자와, 사실상 보수당과 연립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북아일랜드 연방주의 정당 민주연합당(DUP)은 이에 반발해 왔다.
메이 총리는 '안전장치'에 종료시한을 부여하거나 영국에 이를 일방적으로 종료할 수 있는 권한을 주는 방안, '안전장치' 대신 기술적 해법을 통해 국경을 오가는 상품에 물리적인 통관절차 등을 면제하도록 하는 방안 등을 제시할 것으로 전해졌다.
메이는 아울러 이날 '총리 질의응답'에서 코빈 대표가 정부가 내놓는 모든 브렉시트 계획에 반대만 일삼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코빈은 자신도 브렉시트 합의를 원하며, 이같은 합의는 반드시 EU 관세동맹 잔류와 단일시장과의 밀접한 관계를 포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원에서 설전을 벌인 메이 총리와 코빈 대표는 이날 오후 총리 관저에서 별도 만남을 통해 브렉시트 계획에 대해 다시 의견을 교환했다.
한 시간가량 이어진 면담에서 양측은 EU 관세동맹 및 단일시장, '안전장치' 등에 관해 진지하고 구체적인 대화를 나눴다고 노동당 대표 대변인은 밝혔다.
메이 총리와 코빈 대표가 브렉시트와 관련해 얼굴을 맞댄 것은 올해 들어 이번이 처음이다. 양측은 수일 내에 다시 만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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