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부터 노인까지 300명 참가… “잊지 않겠습니다” 눈물의 배웅
빈소에도 각계인사 조문 줄이어
“더 힘모아 싸우겠습니다” 30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372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에 참가한 사람들이 28일 별세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와 이모 할머니를 추모하는 피켓을 들고 일본 정부의 공식 사죄를 촉구하고 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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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1운동 100주년을 맞이했지만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은 진정한 해방을 맞지 못했다.”
30일 낮 12시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해결을 위한 1372번째 정기 수요시위가 열린 이곳에서 메모리아(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연합동아리) 민은서 회장은 “마지막 순간까지도 ‘싸워야 한다’고 말씀하신 김복동 할머니의 뜻을 이어 일본 정부의 공식 사죄와 그에 따른 배상을 요구한다”며 성명서를 읽어나갔다.
이날 시위는 위안부 피해자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김복동 할머니(93)와 또 다른 피해자 이모 할머니(94)가 28일 눈을 감은 뒤 처음 열린 수요 시위다. 두 할머니를 추모하기 위한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지며 평소보다 많은 300여 명의 시민이 시위에 참여했다.
시위는 두 할머니를 추모하는 마음을 담아 어느 때보다 엄숙하고 진지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시위가 시작되기 30분 전부터 초등학생, 아기와 함께 온 젊은 여성, 노인 등 여러 연령대의 시민들이 자리를 채워나갔다. 두 할머니를 추모하는 묵념이 진행되자 곳곳에서 훌쩍이는 소리가 들렸다. 인천에서 온 고교생 이연수 양(17)은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한 분이라도 더 살아계실 때 힘을 모아 일본 정부의 사과를 받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3시경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에서는 김 할머니의 입관식이 있었다. 입관식을 지켜본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91)는 “맘 편하게 하늘나라에 가서 할머니들한테 전해요. 내가 이기고 왔으니 나머지는 용수가 (한다고) 할머니들한테 전해”라며 흐느꼈다.
김 할머니의 빈소 근처에는 ‘내가 기억하는 여성인권운동가 김복동’ 추모벽이 설치됐다. 추모벽에 붙은 1000장가량의 나비 모양 메모지에는 ‘할머니, 수요집회에서 눈 맞추고 웃어주셨던 것 오래 기억할게요’ 등의 글이 담겼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문희상 국회의장,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등의 조문도 이어졌다.
구특교 kootg@donga.com·사지원·김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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