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커우 하원의장, 총 7개 수정안 표결 상정키로
브렉시트 합의안 승인투표 부결-플랜B(PG) |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 하원이 29일(현지시간) 오후 7시 향후 브렉시트(Brexit)를 어떻게 추진할 것인지와 관련한 계획에 대해 표결을 실시한다.
앞서 영국 하원은 지난 15일 승인투표(meaningful vote)에서 정부의 브렉시트 합의안을 압도적인 표차로 부결시켰다.
이에 메이 총리는 지난 21일 향후 EU와의 협상에서 의회 발언권 확대, '안전장치'(backstop) 관련 EU와 재협상, 노동권 및 환경 관련 기준 강화 등을 담은 '플랜 B'를 제시했다.
이어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결의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안전장치'는 영국과 EU가 미래관계에 합의하지 못할 경우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간 국경을 엄격히 통제하는 '하드 보더'를 피하고자 영국 전체를 당분간 EU 관세동맹에 잔류하도록 하는 것이다.
브렉시트 강경파는 '안전장치'가 일단 가동되면 영국이 일방적으로 협정을 종료할 수 없어 EU 관세동맹에 계속 잔류해야 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하원의원들은 메이 총리의 '플랜 B'에 대한 다양한 수정안을 내놨고, 존 버커우 하원의장은 이날 총 7개의 수정안을 표결에 부치기로 결정했다.
가장 관심을 모으는 수정안은 노동당의 이베트 쿠퍼와 힐러리 벤, 보수당의 니키 모건 등 하원 특별위원회 의장들이 제출한 안이다.
이 수정안은 다음 달 말까지 EU와의 브렉시트 합의안이 의회에서 비준되지 않으면 EU 헌법 격인 리스본 조약 50조에 따른 탈퇴 시점을 올해 말까지 9개월 연장하는 내용이다.
제1야당인 노동당은 이 수정안을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보수당 평의원 모임인 '1922 위원회' 의장인 그레이엄 브래디 경은 논란이 제기된 '안전장치'를 다른 대안 협정으로 대체하도록 하는 수정안을 내놨다.
메이 총리는 보수당 의원들에게 그래디 의장이 제출한 수정안을 지지할 것을 요청했다.
그래디 의장의 수정안이 의회를 통과하면 이를 토대로 EU 측에 '안전장치' 재협상을 요구한다는 것이 메이 총리의 생각이다.
의회 출석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는 정부가 충분한 토론을 위한 시간을 보장하도록 한 뒤, 영국이 아무런 협정을 맺지 못하고 EU에서 탈퇴하는 이른바 '노 딜' 브렉시트'를 방지하기 위한 대안을 놓고 투표하자는 내용의 수정안을 제출했다.
전 법무상 출신의 도미닉 그리브 보수당 의원과 다른 평의원들이 제출한 수정안은 하원이 6일간의 토론을 진행한 뒤 여러 브렉시트 대안에 대해 투표하도록 하는 내용을 뼈대로 한다.
그리브 의원은 다른 당 의원과 함께 2월 말까지 의회에서 합의안이 통과되지 못하면 EU에 브렉시트 연기를 요청하도록 하는 수정안도 제출했다.
다만 이를 얼마나 연기할지에 대해서는 별도로 제시하지 않았다.
이언 블랙퍼드 스코틀랜드국민당(SNP) 하원 원내대표가 내놓은 수정안은 정부가 리스본 조약 50조에 따른 EU 탈퇴시기를 연기하는 한편, 스코틀랜드 지역은 EU 잔류 지지가 더 많았던 만큼 브렉시트에서 제외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보수당의 캐럴라인 스펠맨, 노동당의 잭 드로미 의원이 제출한 수정안은 하원이 '노 딜' 브렉시트를 거부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다만 정부에 이를 법적으로 강제하지는 않도록 했다.
이날 하원에서 통과된 안은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이른바 정치적 구속력을 갖게 된다. 향후 브렉시트 합의안을 의회에서 통과시켜야 하는 메이 총리 입장에서는 따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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