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선미·심상정·나경원·정동영·나문희 등 조문…시민·학생들 발길도 이어져
김복동 할머니에게 국화 올리는 대학생들 |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김주환 기자 = 28일 세상을 떠난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의 빈소에 김 할머니를 조문하기 위한 각계 인사들과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29일 오전 11시 연세대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에는 위안부 피해 실상을 담은 영화 '아이 캔 스피크'의 주인공 배우 나문희가 조문을 왔다.
정오께 빈소를 찾은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은 "(위안부 문제를 담당하는) 주무 부서의 장으로서 할머니께 너무 죄송하다"며 눈물을 흘렸다.
진 장관은 "더 힘을 내서 전시 성폭력, 여성 인권 등의 문제해결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며 "오늘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빈소를)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진선미 장관, 김복동 할머니 빈소 상주 맡아 |
오후에 빈소를 찾은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김 할머니는 진실의 힘에 기반을 둔 삶이 얼마나 강한가를 온몸으로 보여줬다"면서 "일본 정부의 공식 사죄를 반드시 끌어내겠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과 일본의 미래지향적 관계는 과거에 대한 진정한 사과와 용서가 있을 때 나아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조문한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사과에 인색하지 말아달라'고 다시 한번 일본에 촉구한다"면서 "한국당에서 앞으로 위안부 할머니뿐 아니라 유족들에게 합당한 예우를 해드릴 수 있는 법안 발의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나 대표는 한국당이 집권하던 박근혜 정부시절 만들어진 화해치유재단에 대해서는 "외교적으로 의미는 있지만, 할머니들 의견을 수렴하지 않은 것은 잘못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는 "김 할머니 생전에 마음속의 한을 다 풀어드리지 못한 것이 너무나 송구스럽다"면서 "남은 23명의 생존자 할머니가 세상을 떠나시기 전에 위안부 문제의 진실이 밝혀지고 일본의 진정한 참회와 사과가 있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같은 여성으로서 김 할머니의 당당하고 정의로운 삶을 깊이 존경하고 감사드린다"며 "가슴이 뻥 뚫린 것처럼 허전하다"고 말했다.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91) 할머니는 휠체어를 타고 빈소를 찾았다. 길 할머니는 무릎을 꿇고 김 할머니의 영정 사진을 한참동안 지켜봤다.
시민들의 조문 행렬도 이어졌다. 학교를 갔다 온 학생들은 교복을 입고 빈소를 찾았다.
서울 은평구의 선정국제관광고 학생 5명은 이날 개학식을 마치고 조문을 왔다. 고등학교 3학년인 장 모(19) 양은 "학교에서 위안부 할머니들을 기억하기 위해 만든 동아리 회원으로서 빈소를 찾았다"며 "생존하신 할머니들이 몇분 안 계신 데 건강하실 때 일본의 사죄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세브란스 병원에 마련된 김복동 할머니 빈소 |
청주에서 부고 소식을 듣고 빈소에 왔다는 한 모(19) 양은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와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일본 정부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돌아가시기만 기다리는데 빨리 사과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박진우(19) 군은 "하루빨리 해결이 안 되고 억울함을 못 풀고 가시니까 화가 난다"면서 "영정 사진을 보니 웃고 계셨다. 굉장히 용감한 할머니셨다"고 말했다.
문선경(73) 씨는 "한 여성이 일본군 위안부라는 폭력으로 개인의 삶이 망가졌다는 사실에 눈물이 났다"며 "일본과의 외교 관계를 고려하면 어려운 문제겠지만, 사과와 배상을 받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p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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