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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응답하라IT]아이폰에 맞선 삼성의 첫 스마트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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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지영 기자] [편집자주] ICT(정보통신기술)는 항상 '미래'를 이야기합니다. 지금의 기술과 기기가 우리에게 어떤 내일을 열어줄 지 기대를 심어줍니다. 그런데 그 시작은 어땠을까요? 어설프기도, 위대하기도 했던 그 첫 발자국. 그 시절의 이야기를 담습니다. 지금 일상 기술들이 결코 당연하지 않았던 시절의 도전과 실패를 통해 오늘과 내일의 IT를 그려보시죠.

[전지전능 꿈꿨지만 흥행참패…갤럭시 시리즈 개발 초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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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은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의미가 큰 해다. 공전의 히트작 '갤럭시' 시리즈가 10주년을 맞기 때문. 벌써부터 10주년 기념폰 '갤럭시S10'(가칭)과 첫 폴더블폰 '갤럭시F'(가칭)에 대한 기대가 쏟아지고 있다. 강산도 변한다는 지난 10년간 갤럭시 스마트폰은 모바일 시대를 연 애플 '아이폰' 시리즈와 어깨를 견주는 유일한 맞수로 자리를 지켰다.

삼성이 스마트폰 시장에서 '꽃길'만 걸었던 건 아니다. 은하계(갤럭시)로 날아가기 전 기네스북까지 올랐던 스마트폰이 있다. 출시 3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삼성전자의 첫 스마트폰 '옴니아'다. 갤럭시의 형님뻘이지만 이젠 기억조차 흐릿하다.

◇'모든 것' 담았던 옴니아, 2008년 세상에 나오다

시계바늘을 2008년으로 돌려보자. 삼성은 2008년 6월, 사용자 친화적인 UI(사용자 환경)와 PC에 버금가는 기능을 지원하는 풀터치 스크린폰 옴니아를 세상에 내놓았다. 옴니아의 ‘모바일인터넷’ 기능은 이전까지의 휴대폰과 가장 다른 점이었다.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윈도 모바일 6.1을 채용해 다양한 문서 편집, 이메일, 멀티태스킹도 가능했다. 그야말로 PC에 버금가는 스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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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한국형 스마트폰'옴니아'


여기에 500만 화소에 오토포커스, 손떨림 보정, 스마일 샷 등 고급 디지털 카메라에서 구현되던 카메라 기능을 대거 탑재했다. GPS, FM라디오, 블루투스 2.0, Wi-Fi, 최대 16G 내장메모리 등 첨단 기능도 두루 지원했다. 또 내장 안테나로 지상파 DMB도 시청할 수 있었다. 당시 PC, TV, 디카, MP3 등 고가 IT 기기의 기능이 휴대폰으로 들어왔다는 것만으로도 ‘전지전능’이라는 수식어가 과하지 않았다. 옴니아는 라틴어로 '모든 것'을 의미한다.

옴니아는 기네스북에도 올랐다. 삼성은 2010년 3월 신개념 문자 입력기술인 스와이프(SWYPE) 방식이 탑재된 옴니아2로 문자 빨리 쓰기 기네스북에 도전했다. 26개 단어를 35.54초만에 작성해 기존 기네스북 최고 기록 41.4초를 누르고 신기록을 수립했다. 삼성은 이색 기록을 마케팅 수단으로도 적극 활용했다.

◇정작 출시되니 흥행 참패…발목 잡은 운영체제

2008년 11월 SK텔레콤을 통해 국내 첫 출시된 옴니아의 출고가는 96만8000원(4GB), 106만8100원(16GB). 40만원대 삼성 애니콜 피처폰 출고가의 두배 넘는 가격이었다. 2009년까지 옴니아HD, 옴니아2가 연달아 출시됐다. KT에서 쇼옴니아, LG유플러스에서는 오즈옴니아가 판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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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0월 삼성전자는 '옴니아 패밀리'의 스마트폰 신제품 5종 공개했다. /홍봉진기자


마케팅에도 전력을 다했다. 삼성은 옴니아 출시 당시 전용 요금제와 멜론 ‘평생무료이용권’을 줬다. 재밌는 건 옴니아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지만 이 프로모션 이용권은 아직도 유효하다는 점이다.

괴물 스펙과 대대적 마케팅에도 옴니아의 흥행 결과는 참담했다. 당시 ‘옴레기’(옴니아+쓰레기)라는 오명까지 얻었다. 모든 것이 그저 ‘가능’만 했을 뿐, ‘잘’ 되지는 않았던 탓이다. 윈도모바일 운영체계가 빈번하게 오류를 냈고 애플리케이션도 제한적이었다. 특히 윈도 6.1 기반의 애플리케이션은 다음에 나올 6.5와 호환이 되지 않았다. 옴니아2 사용자가 직접 업그레이드를 해야했다.

‘내 손안에 PC’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무선 인터넷은 느린 속도, 각종 버그, 모바일에 최적화 되지 않은 PC UI 등으로 소비자들의 공분을 샀다. 여기에 음성 통화 중심의 요금제가 일반적이었기 때문에 인터넷에 오래 접속하면 요금 폭탄을 맞기 딱 좋았다. 사용자들도 휴대폰을 통해 인터넷의 바다로 넘어가는 이용경험을 충분히 확장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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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옴니아2




◇안드로이드 진영 합류 결정적 계기, 갤럭시 탄생 초석

결국 삼성은 옴니아 생산을 단종했다. 뼈아픈 실패이기는 하지만 이로써 삼성은 갤럭시에 주력했다. 옴니아 단종과 함께 윈도모바일과 안드로이드 투트랙으로 개발되던 스마트폰 운영체계를 안드로이드로 집중하게 하는 계기가 된 것.

옴니아 실패를 반면교사 삼은 갤럭시S는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다. 아이폰보다 큰 대화면 디스플레이 기술과 멀티미디어 기술들이 갤럭시에 녹아들었다. 안드로이드 운영체계 안에서 다양한 앱들과 만나면서 옴니아의 문제점들을 보완했다. 삼성이라는 기업에 대한 신뢰도와 대규모 마케팅이 버텨 준 덕분에 갤럭시 시리즈를 만들어 내는 시간을 벌어 준 셈이다.

삼성은 다음달 갤럭시의 10번째 모델인 갤럭시S10을 공개할 예정이다. 갤럭시S10은 화면 위쪽에 전면 카메라를 위한 구멍만을 뚫은 '인피니티 O(오) 디스플레이'가 적용되고 후면 트리플 카메라를 탑재할 것으로 예상된다. 갤럭시 산파 역할을 한 옴니아의 전지전능한 꿈이 갤럭시S10에선 어떻게 그려질지 기대된다.

김지영 기자 kjyou@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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