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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끝나지 않은 신분제의 유습 '갑질'

‘운전기사 갑질’ 이장한 종근당 회장 1심 집행유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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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이장한 종근당 회장. 김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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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기사들에게 상습적으로 폭언하거나 불법운전을 강요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장한 종근당 회장(66)이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7단독 홍기찬 부장판사는 24일 강요 등 혐의로 기소된 이 회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아울러 40시간의 폭력치료강의 수강과 8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홍 부장판사는 “피고인은 장기간에 걸쳐 지위를 이용해 파견근로자들인 피해자들에게 지속해서 욕설과 폭언, 해고를 암시하는 말을 했다”며 “그로 인해 피해자들이 정서적, 신체적 학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질타했다.

또 이 회장의 행동을 “상대적 약자에 대한 폭력”이라고 지적하며 “피고인은 피해자들의 업무상 잘못에 대한 실망감을 표시하거나 조금 더 노력하라는 질책의 의미로 감정적인 욕설을 한 것에 불과하다는 취지의 납득할 수 없는 변명으로 일관했다”고 밝혔다.

특히 “피고인의 지시로 피해자들은 교통법규까지 위반해야 했다”며 “아무리 피고인이나 종근당이 법규 위반에 따른 과태료를 부담한다고 해도 피해자들에게 사회적 법익을 침해하는 불법 행위를 하도록 요구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홍 부장판사는 이 회장의 폭력적 성향으로 같은 사건이 재발할 소지가 다분하다고 인정했지만, 피해자들이 합의 후 이 회장에 대한 선처를 바라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2013년 6월부터 4년간 운전기사 6명에게 폭언을 하며 불법운전을 강요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검찰은 이들 6명이 일관된 진술을 하고 있고, 이 회장의 언행으로 교통법규를 위반한 사실이 여러 차례 적발됐다고 보고 강요 혐의를 적용했다.

이후 재판 과정에서 피해를 신고한 운전기사 중 2명이 “이 회장은 폭언을 한 사실이 없다”며 진술을 번복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검찰은 이 회장에게 징역 8개월을 구형했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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