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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광석 시인, 27년만에 리얼리즘 시학으로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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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1990년 ‘사상문예운동’으로 등단해 대학가에서 당대 청년들의 주목을 끌었던 채광석 시인이 두 번째 시집 ‘꽃도 사람처럼 선채로 살아간다’를 통해 돌아왔다. ‘친구여 찬비 내리는 초겨울 새벽은 슬프다’ 이후 27년만이다.

‘꽃도 사람처럼 선채로 살아간다’는 오랜만에 만나는 리얼리즘 시학의 귀환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출간 일주일 만에 예스24에서 신간 문학 7위, 시/희곡 분야 1위를 달성해 주목 받고 있다.

그는 등단 시절부터 크게 주목 받았던 시인으로 문학 평론가 김명인은 “공교롭게 故채광석 선배와 이름이 한자까지 같아 그가 다시 살아 돌아온 듯 반가웠다”고 재능을 높이 평가했다.

이번 신간은 채광석 시인이 첫 시집 발간 후 응축한 시어들을 모아 27년 만에 선보인 것으로 386세대라고 불렸던 사람들이 지닌 불안, 죄책감, 체념 그리고 새롭게 살아나는 희망과 기대 등을 반영한 시대상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시들로 엮어졌다.

4부에 걸쳐 담긴 94편의 시에는 1995년 이후 절필을 선언한 채광석 시인의 삶이 현실적이면서도 서정적인 언어로 담겨있다. IMF와 세월호 사태를 겪으면서 남북한 지도자가 만나기까지, 시인의 삶과 성찰이 나이대별로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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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 90 그리고 서른'에서는 20대 후반과 30대의 삶을 담아냈으며, '제2부 마흔, 무늬 몇 개'에 실린 40대의 삶은 슬픔과 회환으로 가득 차 있다. '제3부 쉰 즈음'에 실린 시를 통해 세상을 바꾸고자 했으나 스스로 선(善)이 되지 못한 동료들과 자신의 삶을 반성한다. 마지막 '제4부 역사의 바깥'은 잘 알려지지 않은, 이름 없이 쓰러져간 독립운동가의 삶을 담아냈다.

시인이자 문학평론가 방민호(서울대학교 국문과 교수)는 해설을 통해 “이 시집은 내가 걸어온 모든 것을 상처와 고통과 죄책감과 새롭게 일어나는 꿈까지도 함께 나누어 갖도록 한다"면서 "이 새로운 시적 자서전이 우리들로 하여금 가슴 깊이 도사린 슬픔과 아픔을 어루만져주고 타인들의 삶에 대한 새로운 자각으로 이끌어줄 것이다”고 평가했다.

한편 채광석 시인은 1968년 전북 순창 출생으로 성균관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서 수학했고 지난 1990년 사상문예운동으로 등단해 오월문학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현재 대통령 직속 3.1운동, 임정 100주년 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동아닷컴 김동석 기자 kimgiz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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