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9 (토)

[희망퇴직-짐싸는 은행원] 감원 '칼바람'…"직원복지? 밀어내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더팩트

주요 시중은행이 연말연초 희망퇴직을 실시하면서 약 2000여 명의 은행원들이 대거로 짐을 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선화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조건 좋을 때 나가자" vs"중간급 임원만 죽어난다"

[더팩트ㅣ이지선 기자] 주요 5대 은행(KB국민·신한·KEB하나·우리·NH농협은행) 모두 희망퇴직을 시행하면서 2000여 명에 가까운 은행원들이 짐을 싸게 될 것으로 보인다. 매년 반복되는 '칼바람'에 일찌감치 '좋은 조건'에 퇴직을 결정하는 직원들도 보이는가 하면 중간급 임직원들만 '밀려나는' 형국이라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17일 은행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이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있다. 먼저 KB국민은행은 지난 11일부터 14일까지 희망퇴직 접수를 받았고 그 결과 600여 명이 신청을 마쳤다. 신한은행도 14일까지 희망퇴직을 접수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적은 230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KEB하나은행은 임금피크제 진입을 앞둔 직원을 대상으로 지난 16일까지 특별퇴직 신청을 받았다. 대상자는 330여 명으로 퇴직 일자는 이달 31일이다.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은 지난해 말 희망퇴직 신청을 이미 받았다. 우리은행은 12월 17일부터 21일까지 희망퇴직 접수를 받고 희망퇴직 대상자 500명 중 400여 명이 신청했다. NH농협은행은 지난해 11월 희망퇴직을 진행해 최종 퇴직 인원은 597명으로 확정됐다.

더팩트

KB국민·신한·KEB하나·NH농협·우리은행 등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 연이어 큰 규모의 퇴직금이나 복지 혜택 등을 내걸고 희망퇴직 및 특별퇴직을 시행했다. / 더팩트DB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처럼 각 은행마다 수백 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했거나 확정되면서 올 초 총 2000여 명에 가까운 은행원들이 짐을 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대규모 희망퇴직 단행의 배경에는 '좋은 조건'도 한몫을 했다는 업계 분석이 나온다.

일단 특별 퇴직금 규모도 상당하다. 각 은행은 대부분 3년 치 임금을 퇴직금으로 지급하는 한편 학자금 지원이나 전직·창업 지원금 등의 복지 혜택도 추가로 주면서 직원들을 내보내고 있다.

은행권에서 이처럼 막대한 금액을 지출하면서도 희망퇴직을 실시하는데는 정부 일자리 정책 등에 따른 면도 없지 않다. 금융당국은 '일자리 창출' 차원에서 희망퇴직을 권장하고 나서기도 했다.

은행원들 사이에서는 "이런 조건이 언제 다시 올지 모른다"며 서둘러 희망퇴직을 신청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어차피 매년 희망퇴직이 있을 예정인 데다 갈수록 경기가 어려워진다면 혜택은 더욱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결국 중간급 직원들만 일자리 창출을 위한 '밀어내기'의 희생양이 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더 높은 연봉을 받는 고위급 임원들은 두고 한창 실무를 주도하는 중간급 책임자가 밀려나는 모양새라는 지적이다.

한 은행 직원은 "희망퇴직이 좋은 조건으로 실시되면 이를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결국 이러한 경향 또한 매년 중간급 직원들이 밀려날 것이라는 압박을 받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