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애 탐사보도에디터 |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목포 투기 의혹을 부인하는 걸 보며 든 생각이다. 그는 목포를 살리자는 뜻이었고 남편·조카 등이 매입했다곤 하나 되팔아 차익을 누린 게 없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한마디로 떳떳하다는 얘기다. 그러나 그가 간과한 게 있다. 설령 그의 말이 다 옳다손 치더라도 이해 상충은 남는다. 국회의원으로서, 결과적으론 공적·사적 이익이 뒤엉킨 상황을 자초한 것 말이다.
그와 가까운 인물들이 목포와 금전적으로 연결된 이후에도 그는 종국엔 지인들에게 혜택이 될 수 있는 일을 추진하고 지지했다. 국회 발언만 봐도 명확하다. “지금까지 문화재청에 대해 많은 불만도 있고 오후에도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말하겠지만, 이것은 반드시 칭찬하고 넘어가야 할 일이다. 문화재청이 이렇게 발 빠르게 움직여서 이렇게 중요한 근대문화유산을, 아파트가 될 뻔했던 이 자리(조선내화 폐공장)를 지정을, 그 빠른 시간에 해내고….”(2018년 2월 27일)
“제가 아는 사람들을 설득해서 여기(목포 창성장)를 숙소로 한번 만들어봤다. 우리(국회 문화체육관광위)가 목포를 다음 주에 가게 되면 아마 여기를 들러 볼 것이다.”(2018년 10월 15일)
실제 현장 국감 차원에서 문체위원들이 목포에 들렀고 손 의원의 조카가 한다는 커피숍에 갔다. 염동열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후 국감에서 이렇게 말했다.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 현장을 시찰했다. 거기에 손 의원이 많은 역할을 해서 참 감동 깊게 하고 돌아왔다.” 야당 의원이 이럴진대, 문화부나 문화재청, 목포시청 등의 공무원은 어떻게 느꼈을까. 당시 동행했던 야당 의원에게 이번 논란이 불거진 후 물었더니 이 같이 답했다. “손 의원의 활동을 긍정적으로 봐왔다. 조카가 한 채 가졌다고만 들었는데…, 진짜 아홉채래요?”
고정애 탐사보도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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