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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간접고용노동자 350만 시대..."정규직 임금 50%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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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국내 임금노동자 100명중 17명이 간접고용노동 형태로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들은 정규직에 비해 업무상 재해 비율이 높음에도 불구, 본인 부담으로 치료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조사돼 열악한 노동 현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간접고용이란 기업이 필요한 노동력을 직접 고용하지 않고 다른 기업의 노동자를 사용하는 형태다. 흔히 용역이나 파견, 민간위탁, 사내 하청 등이 간접고용에 속한다.

■간접고용 350만..."노동조건 열악"
16일 국가인권위원회가 한국비정규노동센터와 실시한 '간접고용노동자 노동인권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간접고용노동자는 총 346만2539명(2017년 기준)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7년 전체 임금노동자 1988만2769명의 17.4%에 달하는 규모다.

특히 중견~대기업으로 분류될 수 있는 민간 300인 이상 사업체가 147만3267명(42.6%)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인권위 관계자는 "간접고용 규모를 추산할 수 있는 자료를 활용해서 파악한 숫자이나, 여전히 과소 추산됐음을 감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태안화력 발전소에서 일하던 고(故) 김용균씨의 사망사고 등으로 위험업무의 외주화, 노동조건의 악화 등 노동인권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 상황에서, 이번 조사에서도 간접고용노동자의 열악한 노동 현실이 그대로 나타났다.

조사에 따르면 간접고용노동자의 업무상 재해 경험 비율은 37.8%로 원청 정규직(20.6%)보다 월등히 높게 나타났다. 또 이를 산재보험으로 처리하지 않고 본인 부담으로 치료하는 간접고용노동자는 38.2%로, 원청 정규직(18.3%)에 비해 두 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정규직 임금 절반 수준
또 간접고용노동자들은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견근로와 용역근로의 임금은 각각 175만원, 156만원으로, 정규직 평균(306만원)의 각각 57%, 51% 수준에 각각 그쳤다. 그러나 파견용역의 월평균 노동시간은 195.1시간으로, 정규직(185시간)보다 10시간 이상 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윤 노동건강연대 대표는 "간접고용노종자의 존재 및 증가는 노동자 건강권 보장 수준을 낮추는 도전"이라며 "간접고용 노동자 안전 보건에 대한 참여 구조 마련, 사업주의 안전 책임 확대, 참여 구조 마련, 행정력 집중, 산재보험 적용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인권위는 실태조사 결과와 전문가 논의 내용을 토대로, 향후 간접고용노동자 노동조건 개선 및 노동3권 보장을 위한 제도적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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