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03 (수)

“남북경협 여건 녹록지 않다..조선족 등 중국 변수 고려해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대한상의 ‘북한경제 실상과 경협여건 컨퍼런스’ 개최

“우리에게 강점 있지만 중국도 앞선 경쟁요소 보유”

“제도정비 등 기반 닦는 작업부터 신중히 준비해야“

이데일리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16일 오전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열린 ‘북한경제 실상과 경협여건 컨퍼런스’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대한상공회의소)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데일리 김종호 기자] 남북 경협을 둘러싼 여건이 녹록지 않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내 기업보다는 대북사업에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를 가진 조선족 등 중국 기업이 오히려 경쟁력에서 앞설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무리한 경협 추진보다는 제도정비 등 기반을 다지는 작업이 우선이라는 조언도 나온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6일 오전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북한경제와 남북경협 여건을 살펴보기 위한 ‘북한경제 실상과 경협여건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남북 경협에 관심 있는 300여명의 기업인이 참석했다.

먼저 인사말을 위해 마이크를 잡은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지난해 평양과 북중 접경지역을 다녀오면서 남북 간 경협이 예상보다 녹록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입을 뗐다. 그는 지난해 10월 3박4일간 일정으로 중국 단둥 등 북중 접경지역을 방문해 경제특구를 시찰했다.

박 회장은 “우리에게는 남북 간 동일 민족, 동일 언어 등 문화적 동질성 같은 분명한 강점이 있다”면서도 “중국 내 조선족 기업가 사이에서도 북한과의 경협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았다. 사업경험이 풍부하고 북한식 말투까지 같은 조선족과 사회주의 체제적 동질성, 막대한 자금력 등 우리보다는 중국이 앞선 경쟁요소를 갖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그는 북중 접경지역 방문 직후인 지난해 11월에도 “(우리 기업이) 가서 깃발만 꽂으면 될 것 같다는 생각은 바꿔야 한다”며 “체제부터 언어까지 우리와 다른 점이 많아 우리의 강점이 무엇인지, 차별화 포인트는 무엇인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조언한 바 있다.

이어 안국산 중국 연변대 조선반도연구원 경제연구소장은 ‘북한의 경제현황과 대외경협 여건’ 발표를 통해 “중국 내 조선족 기업가는 대북사업에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면서 “이들은 대북제재가 완화될 경우 북한시장에 단독 진출하거나 중국 대기업과 동반 진출하는 데 가교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무리한 남북 경협보다는 제도정비 등 기반을 닦는 작업부터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성이 있다고 입을 모았다. 또 중국을 끌어들인 남·북·중 3자 협력 모델 개발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최장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통일국제협력팀장은 “국제사회가 동의할 수 있는 수준의 비핵화를 이행하기 전까지 대북제재가 풀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대외여건상 한반도 신경제구상을 추진하기 어렵다면 경협기반을 닦는 작업부터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현재 남북 간에는 주로 상품 분야의 협정만 체결돼 있는데 이를 노동과 자본, 서비스 분야 등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마지막으로 이춘복 남개대 교수는 “북한의 경제개방은 북중 접경지역 중심으로 중국의 특구개발 방식을 모델로 삼아 전개할 가능성이 크다”며 “북중 관계가 발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남·북·중 3자협력 모델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