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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케어 박소연 “돈 없어서 시설로 못 옮겨…개들 묶어놓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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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무분별한 안락사를 자행했다는 폭로가 나온 동물권단체 케어의 직원들이 12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박소연 케어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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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장구슬 기자] 무분별한 안락사를 자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동물권단체 ‘케어’ 박소연 대표가 단체의 규모 확장만을 위해 무리한 구조 활동과 안락사를 반복했다는 추가 폭로가 나왔다. 이 과정에서 보호소 부지가 확보되지 않자 안락사를 지시했고, 일부 동물은 산에 묶어두거나 화물차에 실어두라고 말하기도 했다.

진실탐사그룹 ‘셜록’은 지난 15일 박 대표의 압박에 시달려 안락사를 시행해온 내부고발자 A씨의 증언을 토대로 이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A씨는 법적 처벌 위험을 감수하면서 내부제보자로 나서 박 대표에 관한 일을 셜록 측에 제보한 바 있다.

A씨는 셜록 측에 “보호소 여력을 갖춰놓고 구조해야 하지만 박 대표는 동물 구조와 단체 확장에만 집중했다. 보호소에 있는 개체들의 복지나 처우는 뒷전이고, 새롭게 구조할 동물만 찾았다”고 말했다.

보도에 따르면 ‘김포보호소 이전’ 사건은 A씨가 마음을 돌린 시발점이었다. 직원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박 대표가 허가 없이 김포 부지에 동물보호소를 강행한 결과 2015년 김포보호소는 행정당국의 철거 명령을 따라야 했다. 하지만 박 대표는 공무원들이 부지를 확인하러 오기 전, 김포에 있는 60마리의 개체를 빼라고 지시했다. 당시 개체들을 옮길 임시보호소는 마련되지 않았다.

철거 기한이 다가오자 오갈 곳 없어진 보호소 개체들은 화물 자동차인 탑차에 실렸다. 셜록 보도에 따르면 개 60마리는 좁은 케이지에 갇힌 채 한나절 이상을 탑차에 타 있었다. A씨는 셜록 측에 “박 대표는 비닐하우스나 창고를 얻어서 그 많은 애들을 기둥에 묶어두라고 지시했다. 남들이 개를 묶어두면 학대고 자기가 하면 피치 못할 사정인 것”이라고 울분을 터뜨렸다.

이후 벽제와 일동에 임시보호소를 마련했지만 이마저도 유지되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A씨는 셜록 측에 박 대표가 또 안락사를 지시했고, 이런 상황에서도 동물관리국과 상의 없이 무리한 구조를 이어나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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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케어’가 운영하는 충주보호소에 보호된 개들의 모습. (사진=진실탐사그룹 ‘셜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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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셜록 측에 “아픈 아이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한 안락사가 아니다. 구조한 아이들을 보호소에 넣어야 하니까 보호소 애들 중에서 그나마 아프거나 사나운 애들을 선별적으로 추려서 안락사했다”고 말했다.

A씨는 견사도 제대로 마련하지 못한 보호소에서 더는 구조가 무리라고 판단해 구조를 중단하는 게 낫다고 설득했지만, A씨에 따르면 박 대표는 후원금을 모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구조라는 걸 알고 있었다고 했다. 보호소 내에 개체 수가 늘어날수록 더 많은 후원금이 필요하고, 후원금을 받기 위해서는 또 다른 동물을 구조해야 하는 악순환이 굴레처럼 반복됐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2017년 이후부터는 대규모 구조까지 손을 뻗쳤다. 보도에 따르면 2018년 7월, 케어는 경기도 남양주 소재의 개농장에서 개 260여 마리를 구조했고, 박 대표는 또다시 임시보호소도 마련하지 않고 충주보호소에 있는 200여 마리를 빼라고 지시했다.

A씨는 “박 대표가 또 애들을 탑차에 실자거나 뒷산에 묶어놓자고 해 더는 어떻게 제어할 수가 없겠구나 싶었다”며 “차라리 벌금을 두 번 내고 1년 동안 시간을 벌어서 버텨야 한다. 애들을 어디에다가 빼느냐”고 따졌다.

A씨가 셜록 측에 제공한 통화 녹취록에는 “진짜 답답하네. 벌금을 언제까지 낼 건데요. 평생? 시설로는 돈이 없어서 못 옮긴다. 어디다가 한 달간 묶어라도 놔야한다. 개집만 갖다 놓고..”라는 박 대표의 음성이 담겼다. A씨는 결국 남양주 개농장에서 구조한 개 260여 마리 중 약 60마리가 박 대표의 지시로 안락사당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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