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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브렉시트' 영국의 EU 탈퇴

브렉시트 합의안 역대 최대 230표차 부결…英정국 혼돈(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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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성 202표-반대 432표..사상최대 표차로 부결

'플랜B'로 재표결 하더라도..가결 장담 못해

메이 총리 등 英정부, 불신임 가능성 커져

'노딜 브렉시트' 공포 부각..제2국민투표 전망도

이데일리

사진=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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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유럽연합(EU)과 영국 간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합의안을 놓고 벌인 영국 하원의 ‘승인투표’가 압도적인 표차로 부결됐다. 우려됐던 노 딜 브렉시트(no deal brexit·협상안 없는 브렉시트) 공포가 한층 커진 것이다. 특히 협상을 주도해온 테리사 메이(사진) 총리를 비롯한 영국 정부의 불신임과 그에 따른 ‘조기 총선’ 가능성이 대두하면서 영국의 ‘브렉시트 정국’은 그야말로 ‘혼돈 속 혼돈’에 빠질 것으로 관측된다.

영국 하원의원 639명이 이날 의사당에서 ‘EU 탈퇴협정’ 및 ‘미래관계 정치선언’을 놓고 찬반 승인투표를 벌인 결과, 찬성 202표, 반대 432표로, 최종 ‘부결’로 귀결됐다. 찬반 표차는 230표다. 영국 의정 사상 정부가 내놓은 안건에 대해 200표 차 이상으로 부결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메이 총리의 소속정당인 보수당에서 118표의 반대표가 나왔다”고 전했다.

메이 총리는 승인투표에 앞서 하원에서 “이번 투표는 여러 세대 동안 우리 국가 미래를 결정하는 역사적 결정”이라며 “우리 각자는 앞으로 수년 동안 이번 결정의 결과와 함께 살아야 하고 이를 정당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막판까지 가결을 촉구했지만, 거기까지였다. 승인투표 직후엔 “우리는 EU와의 합의안을 통해 (브렉시트로) 나가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영국 정부는 사흘 안에 브렉시트에 대한 ‘플랜 B’를 제시해야 한다. 개정된 합의안으로 재표결을 요구할 수 있으나, 이번 승인투표에서 워낙 큰 표차로 부결됨에 따라 가결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현지 언론들의 관측이다. 이번 승인투표 역시 애초 지난달 11일 예정됐으나 부결 가능성을 우려한 메이 총리의 결정으로 연기된 바 있다. 더군다나 최대 쟁점인 아일랜드-북아일랜드 경계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합의안을 도출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결국, 노딜 브렉시트, 제2차 국민투표, 브렉시트 일정 연기 후 재협상, 조기 총선, 총리 교체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전개될 수밖에 없는 만큼, 영국 내 정국 혼란은 불가피하게 됐다. 실제 영국 노동당은 이미 예고한 대로 내일(16일) 메이 총리를 비롯한 정부에 대한 불신임안을 제출하고, 투표를 강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악의 상황은 노 딜 브렉시트다. 이 경우, 46년 동안 공생관계였던 영국과 EU의 관계는 말 그대로 ‘백지상태’에 놓이게 된다. 사람과 상품, 자본과 서비스가 국경을 넘어 자유롭게 오가던 양국 간의 관계가 한순간에 ‘셧다운’되는 셈이다. 영국은행은 노 딜 브렉시트가 이뤄질 경우 영국 국내총생산(GDP)이 8% 감소하고 수천 명이 일자리를 잃는 등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보다 더 심각한 혼란이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노 딜 브렉시트 공포가 너무 과장된 것이라는 반박도 있다. 대표적 브렉시트 강경론자인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은 “‘노 딜’에 대한 우려나 경고는 완전히 종말론적”이라며 “이 옵션이 점점 더 인기를 얻고 있으며, 이는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 당시 국민들이 원했던 것에 가장 근접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이번 합의안 부결을 계기로 영국의 브렉시트가 아예 무산되는 ‘노 브렉시트’(no brexit)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차 국민투표가 이뤄지면 ‘EU 잔류’를 선택하는 국민이 더 많을 수 있다는 관측에서다. 다만, 2차 국민투표를 위해서는 약 22주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이 단점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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