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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이슈 책에서 세상의 지혜를

K무비, 제3한류 바람 일으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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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터닝포인트] K드라마·K팝 이어 K무비, 제3한류 청신호켰다

[편집자주] '사실 앞에 겸손한 정통 민영 뉴스통신' 뉴스1이 뉴욕타임스(NYT)와 매년 함께 펴내는 '뉴욕타임스 터닝포인트 2019'가 발간됐다. '터닝포인트'는 전 세계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각 분야별 '전환점'을 짚어 독자 스스로 미래를 판단하고 대비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지침서다. 올해의 주제는 '화합의 시대로 가는 항해: 가치와 질서의 재편성'이다. 격변하고 있는 전 세계 질서 속에서 어떤 가치가 중심이 될 것인지를 가늠하고 준비하는데 '터닝포인트'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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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장아름 기자 = 한국 영화가 신한류로 떠오르고 있다. 오늘의 한국 영화는 영화제 및 내수시장 지향 영화의 한계에서 벗어나 활발하게 해외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2010년대 중반부터 큰 규모의 자본이 투입되고 공격적인 투자가 이뤄지는 기획 영화가 국내에서 잇따라 큰 흥행을 거뒀고, 그 성과를 바탕으로 해외로 뻗어나가기 시작했다.

물론 준비된 콘텐츠가 있었기에 이뤄낼 수 있던 성과였지만 현지 시장의 흐름을 읽는 이해도와 글로벌 네트워크, 비즈니스 노하우, 철저한 흥행 전략도 밑바탕 됐기 때문에 가능했던 결과다. K드라마가 제1한류를, K팝이 제2한류를 주도했다면, 이젠 K무비가 제3한류를 향한 청신호를 켰다.

해외가 주목한 과거의 한국 영화

한국 영화는 2000년 초부터 활약했던 작가주의 감독의 잇따른 성공 토대 위에 영화의 질적, 양적 발전을 이뤘다. 당시 박찬욱, 김기덕, 홍상수, 이창동 등으로 이어지는 작가주의 감독 계보가 한국 영화 미학의 새로운 흐름을 형성했고, 해외 영화제는 이들에게 주목했다.

해외 영화제가 지속적으로 보여준 이들에 대한 관심과 더불어 한국 영화에 대한 신뢰도 역시 점차 높아졌다. 이들 이후엔 봉준호, 나홍진, 류승완, 윤종빈으로 이어지는 감독 계보가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감독들의 선전을 계기로 한국 영화는 유례없는 호황기를 맞이하게 됐다.

아시아 시장 흔든 오늘의 한국 영화… 흥행 이유는?

★ ‘써니’와 ‘수상한 그녀’로 시작된 한국 영화 리메이크 열풍

국내 최대 영화 투자·배급사 CJ E&M은 ‘수상한 그녀’와 ‘써니’로 해외 로컬 영화 시스템의 성공 모델을 만들어 냈다. 기존의 수출이나 리메이크 판권 판매가 아닌 ‘원 소스 멀티 테리토리(One Source Multi Territory)’ 전략으로 해외 로컬 영화 노하우를 확보했다. 순수 한국 영화로는 현지 흥행에 한계가 있지만, 한국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현지 정서와 문화에 맞게 각색한 후 제작해 개봉하는 방식은 해외 매출의 비중을 더 키울 수 있다. 중국판 ‘수상한 그녀’인 ‘20세여 다시 한 번(매출 5,798만 9,067달러)’은 역대 한·중 합작영화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베트남판인 ‘내가 니 할매다’는 역대 베트남 박스오피스 3위에, ‘써니’ 리메이크작인 ‘고고 시스터즈’는 5위에 각각 랭크됐다.

★ 공감대가 흥행 요인…‘택시운전사’와 ‘곤지암’의 선전

2017년 국내 개봉인 ‘택시운전사’는 일본과 홍콩, 대만, 북미 등에서 흥행했다. 일본의 경우 지난 4월 21일 개봉해 약 3개월간 극장에서 상영됐다. ‘택시운전사’의 투자·배급사 쇼박스 관계자는 “홍콩과 대만 등 민주화 운동을 겪은 국가들은 비슷한 정서가 공유돼 관객들의 큰 공감을 얻었다”며 “일본 영화시장에서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감동을 전달한 점이 일본의 정치적 상황과 맞물려 관객과 언론의 호평을 받고 장기 흥행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곤지암’은 유튜브 라이브 방송과 소셜미디어(SNS) 콘텐츠 방식을 활용해 대만 등 아시아 국가에서뿐만 아니라 북미, 호주 등에서도 흥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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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행' 해외 포스터 / NEW 제공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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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칸 후광’…유럽·아시아가 반한 한국형 좀비버스터 ‘부산행’

‘부산행’은 할리우드가 흥행을 독식해 오던 좀비버스터 장르에서 세계적 관심을 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작품이다. ‘부산행’의 투자·배급사 NEW의 관계자는 “‘부산행’은 시속 300km로 달리는 기차 속에서 인간과 좀비의 사투를 긴박하고 속도감 있게 그려 호평받았고 전 세계 160여 개국에서 약 1억 4,000만 달러의 극장 매출을 달성했다”고 흥행 성과를 밝혔다. ‘부산행’은 글로벌 개봉 이후 좀비 액션 체험 VR, 할리우드 및 프랑스 대표 영화제작사 고몽을 통해 글로벌 리메이크작으로 재탄생, 다시 한 번 세계 시장에서 주목받을 전망이다.

★ 매력적인 한국적 세계관…아시아서도 통한 ‘신과함께’ 시리즈

2017년과 2018년 국내 성수기 극장가를 휩쓴 영화 ‘신과함께’ 시리즈도 동남아시아를 점령했다. ‘신과 함께’ 1~2편이 전 세계 극장 매출 6,000만 달러 중 대만이 3,000만 달러, 홍콩이 1,400만 달러, 베트남이 210만 달러를 각기 기록했다. 대만의 경우 역대 한국 영화 박스오피스 1, 2위를 기록했고, 홍콩은 역대 한국 영화 박스오피스 2, 3위를 기록하는 성과를 거뒀다. 흥행 요인은 ‘한국적 세계관’이다. 투자·배급사 롯데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인기 한국 웹툰 원작을 바탕으로, 한국적 세계관을 반영한 신선하고 감동적인 드라마와 배우들의 호연, 7개의 저승 세계를 구현한 신선한 볼거리를 동시에 제공하는 창의적인 작품이라 문화 차이를 넘어 전 세계 관객들의 사랑을 받은 것 같다”며 “액션, 판타지, 드라마 장르의 조합에 매료된 것 같다”라고 전했다.

K무비 향후 전망과 과제는

★ K무비 텃밭, 아시아 시장을 지켜라

2016년 북미의 극장 매출은 121억 9,300만 달러(약13조 7,903억 원)였고, 아시아·태평양 권역(한국을 포함한 호주, 중국, 홍콩, 인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일본 등 13개국)의 극장 매출은 149억 1,800만 달러(약 16조 8,722억 원)였다. 한국 영화의 수출을 생각할 때, 아시아 시장의 규모와 중요성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현재 우리나라 영화 수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국가 역시 싱가포르와 대만 등 아시아 권역에 속하는 국가들이다. 영화진흥위원회 2017년 한국 영화 결산에 따르면 아시아 권역은 한국 영화 완성작 수출 비중 53.2%로 작년만 2,168만 4,201달러(약 246억 4,652만 원)을 벌어들였다. ‘부산행’과 ‘신과함께’ 등을 이어 새로운 K무비의 흐름을 이어갈 시장이 ‘아시아’임을 부인할 수 없다.

이정하 콘텐츠판다 해외세일즈 팀장은 “싱가포르와 대만 등 아시아권에서 한국 영화의 인기가 높다”며 “국제영화제 초청과 수상 등으로 한국 감독들의 네임 밸류가 높고, 한류를 바탕으로 팬덤이 있는 스타 배우들의 영향력이 높은 편이기 때문”이라고 아시아권에서 한국 영화가 인기 있는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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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TT 서비스, K무비 ‘기회의 땅’ 될 수 있을까?

최근 세계 영화 시장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흐름은 글로벌 OTT(Over the top, 모바일과 인터넷을 통해 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의미) 서비스의 발달이다. 넷플릭스 아마존 프라임 등 이른바 OTT 사업자들이 영화 콘텐츠 부가 수입 창구인 인터넷비디오 시장을 주도,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이들은 극장용이 아닌 자체 오리지널 영화 제작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어 향후 영화 시장 구조 변화가 예상된다.

우리나라 영화의 경우 2016년 넷플릭스가 봉준호 감독의 ‘옥자’를 오리지널 영화로 선보였고, ‘부산행’과 ‘판도라’의 전 세계 배급권을 샀다. 또 아마존 스튜디오가 ‘아가씨’의 미국 배급권을 구입했다. 지난해는 ‘강철비’와 ‘염력’ 등의 작품이 국내 개봉 전 넷플릭스에 팔렸다.

OTT 사업자들이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전 세계 모든 권역의 판권을 한 번에 구매한다는 특징은 양날의 검이다. 바이어와 극장 등 중간 과정 없이 전 세계 190개국 관객들이 직접 콘텐츠를 선택하고 관람하는 방식이라 콘텐츠의 영향력을 폭넓게 확장시킬 수 있지만, 극장 개봉에 제한을 받는 점에서는 리스크가 따른다. 여전히 극장 매출이 전 세계 영화산업 수익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정하 팀장은 “플랫폼의 변화는 받아들일 수밖에 없고 콘텐츠 프로바이더로서 이를 더욱 잘 활용할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며 “분야 구분을 내려놓고 콘텐츠 파워를 지닌 파트너들과 협업하며 함께 발전할 방법을 찾아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eujene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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