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청 427개중 68개 양성반응, 겨울 식중독 일으켜… 구토-탈수
질본 “사람 전파여부는 확인 안돼”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감염병연구센터 연구팀은 최근 국제학술지 ‘BMC 수의학연구’에 게재한 논문을 통해 한국 반려견에서 노로바이러스를 검출했다고 2일 밝혔다. 연구팀이 국내 동물병원과 동물보호소 등에서 수집한 개 혈청 427개의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68개(15.9%)에서 노로바이러스 항체 양성반응을 얻었다. 또 개의 배설물 샘플 459개 중 14개(3.1%)에서 노로바이러스가 검출됐다.
노로바이러스는 겨울철 식중독을 일으키는 주범이다. 노로바이러스가 인체에 들어오면 설사와 구토 증상 등을 일으키며 발열과 오한, 탈수 증상이 나타난다. 지난해 2월 평창 겨울올림픽 당시 노로바이러스가 퍼지면서 보안요원 등 300여 명이 식중독을 앓았다. 대부분 며칠간 앓다가 자연스럽게 회복하지만 어린아이와 노약자는 쉽게 감염될 수 있고 앓는 중에 면역력이 떨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국내에서 개에게서 노로바이러스가 검출된 것은 처음이지만 해외에선 여러 차례 보고된 바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2007년 이탈리아에서 처음 확인된 이후 포르투갈 등 유럽과 아시아 등에서 여러 차례 검출됐다. 유럽 14개국에서 수집한 개의 혈청 분석 결과 노로바이러스 항체 양성반응이 39%에 달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개가 어떻게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되는지, 이 바이러스가 사람에게 옮을 수 있는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사람에게 감염을 일으키는 노로바이러스(Human NoVs)와 개에게 감염을 일으키는 노로바이러스(CaNoV)가 정확히 같은 종류는 아니다. 그러나 연구팀은 해외에서 평소 개를 자주 접하는 수의사의 노로바이러스 항체 양성률이 일반인(5.8%)보다 약 4배 높은 22.3%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며 자주 개를 접하는 사람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질병관리본부는 “개의 노로바이러스 감염 경로와 감염 이후 증상, 사람으로의 전파 여부 등을 추가적으로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노로바이러스는 대부분 감염된 사람의 체액이나 분변으로 전염되기 때문에 손을 깨끗이 씻는 등 청결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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