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4 (일)

이슈 무병장수 꿈꾸는 백세시대 건강 관리법

[건강한 가족] “망막 질환 80%는 예방 가능, 혈압·혈당·콜레스테롤 관리해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황반변성·당뇨망막병증

실명 유발하는 주요 원인

어릴 때부터 눈 관리를"

인터뷰 데니스 램 아시아·태평양망막학회장 황반변성·당뇨망막병증 등 망막 질환은 현대인의 주요 실명 원인으로 꼽힌다. 고령화와 만성질환의 증가, 스마트폰·PC 사용으로 인해 환자가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망막 질환의 80%가량은 예방이 가능하다. 주사·레이저는 물론 인공지능(AI)·줄기세포 등 첨단 기술이 도입되면서 진단·치료법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한국망막학회가 주관한 아시아·태평양망막학회(이하 APVRS) 참석차 한국을 찾은 데니스 램 아시아·태평양망막학회장을 만나 망막 질환의 주요 원인과 최신 예방·치료법을 물었다.



Q : 한국의 망막 질환 치료 수준은.

A : "안과 분야에서 한국의 연구·치료, 환자 관리 역량은 세계적인 수준이다. 올해 열린 APVRS도 38개국, 1500명의 의료 관계자가 참여할 만큼 관심이 높다. 150여 명의 발표 연자 중 상당수는 한국 의료진이다. APVRS는 10년 전 부산에 이어 두 번째로 서울에서 열린 것으로, 한 국가가 두 번 학회를 유치하는 건 매우 드문 일이다.”




Q : 망막 질환 환자가 갈수록 늘고 있다.

A : "망막 질환은 아시아인에게서 실명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이다. 대표적으로 황반변성과 당뇨망막병증, 고도 근시로 인한 망막 질환이 있다. 특히 아시아인은 서양인에 비해 근시 유병률이 매우 높다. 중국·일본·싱가포르·홍콩 등은 50%에 육박한다.”




Q : 근시가 망막 질환과 어떤 관련이 있나.

A : "망막은 눈의 가장 안쪽에 있는 막으로 카메라에서 필름에 해당하는 곳이다. 빛이 눈에 들어와 망막에 상이 맺혀야 비로소 사물을 선명하게 볼 수 있다. 근시는 안구가 커지면서 망막 앞에 상이 맺혀 먼 곳이 잘 보이지 않는 질환이다. 풍선을 불수록 두께가 얇아지듯, 안구가 커질수록 망막이 얇아져 찢어지거나 떨어져 나가는 등 손상될 가능성이 커진다.”




Q : 황반변성과도 연관돼 있나.

A : "안구가 커질수록 망막을 둘러싼 혈관막(맥락막)도 얇아진다. 이로 인해 혈액 공급이 방해를 받으면 약해진 조직 사이로 새로운 혈관이 자라면서 심하면 실명까지 이를 수 있다. 노화로 인한 노인성(연령 관련) 황반변성과 달리 이런 근시성 황반변성은 젊을 때부터 나타날 수 있다.”




Q : 최근에는 어릴 때부터 스마트폰을 보는 경우가 많은데.

A : "안구는 보통 18세까지 자란다. 어릴 때부터 근거리 작업을 많이 하면 조직 전체가 자극을 받아 안구가 더 커지고 근시가 될 확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개인적으로 3세 이하는 스마트폰을 보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팔 길이가 짧아 화면을 가까이 두고 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이 스마트폰을 준다면 적어도 손으로 들고 보지는 못하게 해야 한다. 또 성장기에는 책을 볼 때 30~40㎝, 스마트폰이나 PC 모니터 등 자체적으로 빛이 나는 전자기기는 60~80㎝ 이상 거리를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1시간 이상 운동 등 야외 활동을 하는 것 역시 체력 향상과 눈 건강에 도움이 된다.”




Q : 망막 질환을 예방하는 방법은.

A : "황반변성이나 당뇨망막병증 등 망막 질환의 80%는 예방할 수 있다. 망막에는 혈관이 매우 많다. 혈압·혈당·콜레스테롤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자외선에 노출되는 시간을 줄이고 금연하는 것도 눈 건강에 도움이 된다.”




Q : 망막 질환은 어떻게 치료하나.

A : "당뇨망막병증일 때는 비정상적인 혈관이 새로 자라 시신경이 망가지게 된다. 레이저와 안구 내 주사를 이용해 이상 혈관의 활동을 억제시킬 수 있다. 노화와 관련된 황반변성은 새로운 치료법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주사로 안구에 특수 약물을 주입해 신생 혈관을 억제하고 출혈을 예방하는 방법이 주로 쓰인다.”




Q : 눈 마사지를 하는 것이 망막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되나.

A : "눈 주변을 지압하거나 마사지를 받으면 시력이 좋아진다고 믿는 사람이 많다. 중국에서는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안구 운동을 시키기도 한다. 그런데 사실 눈 마사지가 근시·황반변성 등 망막 질환을 예방한다는 사실은 입증되지 않았다. 망막 질환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는 데는 효과적일 수 있다.”




Q : 황반변성 예방을 위해 건강기능식품 등 영양제를 먹는 경우도 많다.

A : "노화로 인한 황반변성이면서 한쪽 눈에 중증 황반변성이 있을 때 일정 함량의 비타민 등 항산화제와 미량 영양소가 포함된 복합제제를 먹으면 반대쪽 눈에 황반변성이 발생할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가 있다. 그 외에 실명을 유발하는 당뇨망막병증이나 근시성 황반변성 등은 특정 영양소가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근거가 없다.”




Q : 망막 질환의 진단·치료는 어떻게 발전하고 있나.

A : "첫째, 당뇨망막병증 진단에는 AI와 빅데이터가 활용된다. 특수 카메라로 망막을 촬영하면 이 사람이 당뇨망막병증인지 아닌지 판단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당뇨망막병증은 환자 수가 많고 병의 진행에 따른 혈관 변화가 비교적 잘 연구돼 있다. 수많은 망막 사진을 AI가 스스로 학습하게 해 병기를 판단하게 하는 방식이다. 둘째, 노화와 관련된 황반변성 치료에는 줄기세포가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연구실에서 줄기세포를 배양해 기능을 상실한 황반을 대체하는 것이다. 5년 후에는 황반변성에 새로운 치료법이 쓰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Q : 건강한 망막을 유지하려면.

A : "망막 질환은 예방이 최선의 치료다. 조기 진단과 치료는 실명을 예방하는 첫걸음이란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중앙일보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네이버에서 '중앙일보' 구독 후 안마의자 받자!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