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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동아시아 영토·영해 분쟁

'친중' 필리핀, 남중국해 분쟁에선 "美와 방위조약 강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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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델핀 로렌자나 필리핀 국방부장관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필리핀 정부가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 취임 후 '반미친중(反美親中)' 노선을 걷고 있지만, 남중국해 분쟁과 관련해서는 미국과 상호방위조약(MDT)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21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델핀 로렌자나 필리핀 국방부 장관은 전날 송년 언론 브리핑에서 자국의 영유권 분쟁에 관해 미국이 이중적인 태도를 보인다면서 1951년 체결된 필리핀-미국 상호방위조약의 재검토를 원한다고 밝혔다.

로렌자나 장관은 "남중국해의 안보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점을 고려하면 양국이 상호방위조약을 재검토할 때가 됐다"며 "필리핀이 다른 영유권 분쟁 상대와 대치할 경우 미국이 우리 군을 지원할지에 대한 명확한 입장표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한 달 전 하와이 콘퍼런스에 초청받은 카르도조 루나 차관이 미국 측에 MDT 개정 논의 개시를 제안했다고 부연했다.

로렌자나 장관은 "미국은 우리가 동맹 관계를 맺은 유일한 나라인 만큼, 미국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차원의 MDT 개정 논의가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필리핀 정부는 2016년 7월 남중국해 대부분에 대한 중국의 영유권 주장이 법적 근거가 없다는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 승소 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중국은 판결을 무시한 채 필리핀, 베트남과 영유권 분쟁지역 도서에 인공섬을 건설해 군사기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남중국해에서 훈련하는 미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에 따라 필리핀군은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를 최대의 '외부 위협 요인'으로 꼽고 대응책 마련에 고심해왔다.

하지만 미국은 남중국해에서 '항행의 자유' 작전을 펼치며 중국의 팽창 전략에 제동을 걸면서도, 필리핀이 침략을 당할 경우 방어에 참여하는 문제에 관해서는 '비관여'로 일관하고 있다는 게 필리핀 측의 판단이다.

로젠자나 장관은 "미국은 매우 이중적이다. 그들은 MDT가 필리핀 본토에만 적용되며 칼라얀 군도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한다"며 "영유권 분쟁 해역에서는 언제든 '오판'이 생길 수 있고 그 경우 필리핀군은 분쟁에 휘말리게 된다"고 우려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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