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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셧다운'은 피하자…한 발 물러선 트럼프, 민주당과 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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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셧다운 원치 않아…다른 방법으로 재원 마련"

CNN·WSJ "트럼프 입장 유화…공화-민주 타협 길 열려"

이데일리

세라 샌더스 미국 백악관 대변인. (사진=AFP PH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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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예산을 주지 않으면 연방정부 셧다운(업무정지)도 불사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 발 물러섰다. 책임론을 피하기 위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공화당 내부에서조차 “셧다운은 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만큼, 현실화될 경우 모든 비난의 화살이 트럼프 대통령을 향할 공산이 크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18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연방정부의 셧다운이 아닌 불법 이민 및 마약 침투로부터의 셧다운을 원한다”며 “다른 방법으로도 국경장벽 건설을 위한 예산 50억달러(약 5조6000억원)를 마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의회가 장벽 건설 비용을 포함한 예산안을 통과시킬 수 있도록 계속해서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CNN은 샌더스 대변인이 말한 다른 방법에 대해 “백악관이 올해 초 거부했던 상원의 국토안보부 법안을 지지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국경보안을 위한 해당 법안에는 장벽을 위한 비용 16억달러가 포함돼 있다. 하지만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 법안에 대해 “하원에서 민주당 반대로 통과되지 않았기 때문에 더이상 (협상) 테이블에 올려져 있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 9월 미국 의회에선 멕시코 국경장벽 문제로 2019회계연도 예산안(2018년 10월1일~2019년 9월30일) 일부가 처리되지 못했다. 오는 21일까지 미처리 예산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22일부터 관련 예산으로 운영되는 미국 연방정부의 업무가 일제히 중단된다. 공화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경장벽 건설에 필요하다고 밝힌 50억달러 예산을 2019년과 2020년 25억달러씩 두 차례로 나눠 집행하는 안을 제시한 상태다.

하지만 민주당은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11·6 중간선거에서 하원을 장악한 뒤엔 반발 기류가 더욱 강해졌다. 하원 세출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니타 로위 하원의원은 지난달 “몇 년에 걸쳐 관련 예산을 집행하든 국경장벽에 50억달러의 예산을 투입하는 것은 지나친 낭비”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날 샌더스 대변인의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셧다운을 피하기 위해 민주당과 타협할 의사가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평가된다. 월스트리트저널과 CNN은 “강경했던 백악관이 태도를 바꿨다”며 “첨예하게 대립하던 민주당과 공화당이 타협할 가능성이 생겼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셧다운 가능성에 대해 “무슨 일이 일어날 지 두고보자”며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그는 “우리는 국경 안전이 필요하다”고만 답했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 장벽 건설 비용이 반영되지 않으면 예산안이 의회를 통과해도 서명하지 않을 것이라며 셧다운 불사 입장을 보여왔다.

타협 가능성이 열리면서 공화당은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존 코닌 공화당 상원 원내총무는 “대안이 마련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우리에게 타결에 대한 일부 희망을 안겨주고 있다”며 반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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