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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영국 정부가 아무런 합의 없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하는 '노 딜 브렉시트(no deal Brexit)' 상황에 대비해 보급품 확보를 위한 수송선 공간을 확보하고 군인 3500명을 대기시키는 등 비상대책 가동에 나섰다.
가디언에 따르면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18일(현지시간) 오전 내각회의를 주재하고 이 같이 결정했다. 이 자리에서 각료들은 사상 초유의 비상대책 계획이 이행돼야 할 시점이라는 데 동의하고, 각 부서는 관련 업무를 우선순위로 삼기로 했다. 각 부서에는 총 320개의 '노 딜 워크스트림'이 주어졌다.
메이 총리의 대변인은 "정부는 EU와의 합의문을 이행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라 최선의 협상이라고 보고있다"면서도 "노 딜을 비롯한 모든 사태에 대비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라고 설명했다.
개빈 윌리엄스 국방장관은 "만약의 긴급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3500명의 군인을 대기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메이 내각은 식료품, 의약품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보급품 확보를 위한 소송선 공간도 사전에 확보한다. 아울러 브렉시트 여파가 불가피한 기업들을 중심으로 약 8만여곳에 100페이지 분량의 지침서를 발송해 독자적인 노 딜 계획을 구축할 것을 권고하기로 했다.
이날 각료들은 전날 의회에서 메이 내각이 밝힌 20억파운드 규모의 긴급자금을 내무부, 환경부, 농업부 등 각 부처에 할당하는 방안도 승인했다. 이밖에 영국 국민들이 혼란에 빠지지 않도록 TV광고, 소셜미디어 등 다양한 채널을 활용해 정보를 공유하는 내용도 이번 비상대책 계획에 포함됐다.
이처럼 메이 내각이 노 딜 대책을 본격적으로 가동하고 나선 것은 다음 달로 미뤄진 의회 승인투표에서 브렉시트 합의문이 부결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합의문이 승인되지 않을 경우 최악의 시나리오인 노 딜 브렉시트로 이어져 더 큰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잇따른다. 앞서 영국 재무부는 노딜브렉시트 시 15년후 영국의 국내총생산(GDP) 감소 규모가 최대 9.3%에 달할 것이라는 내용의 브렉시트 영향 보고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빈센트 케이블 자유민주당 대표는 "(메이 총리가)노딜 계획을 심리적 전쟁수단으로 활용해 대중과 기업을 겁주고 있다"고 꼬집었다. 일각에서는 브렉시트를 둘러싼 분열이 심화하는 현 상황에서 메이 총리가 2주간 크리스마스 휴가를 떠나는 것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제기된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제1야당인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대표는 전날 메이 총리에 대한 불신임안을 제출했다. 다만 이는 정부 불신임안과 달리, 법적 구속력이 없다. 노동당은 현재 정부 불신임안이 제출되더라도 의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제출 시기를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메이 총리는 다음 달 7일 주간에 의회에서 합의문 토론을 시작한 후 같은 달 14일 주간에 승인투표를 진행하겠다는 방침을 전날 밝혔다. EU의 헌법 격인 리스본 조약에 따라 영국은 내년 3월29일 EU를 탈퇴하게 된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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