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새 행적에 갖은 명분과 교언영색을 갖다 붙여도 결국은 일신의 안위와 영달에 유리한 양지를 찾아가는 것이다. 선거철이 닥치거나 정계계편의 계절이면 어김없이 ‘철새정치’가 만개한다. 철새정치를 빛내는 어록도 많다. 2002년 민주당 집단 탈당 사태 때는 “갔다가 다시 오는 게 철새지, 날아가는 것은 철새가 아니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2015년 4·29 보궐선거 서울 관악을 출마를 두고 철새 비판이 나오자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앉아 있는 몸이 무거워 날지도 못하는 기득권 정치인은 먹새 정치인”이라고 대응했다. ‘철새정치’와 관련, 최고의 변호는 아마도 “따뜻한 곳으로 가는 것이 철새지, 추운 곳으로 가는 건 철새가 아니다”라는 것일 게다. 근래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으로부터 “경유형 철새”라는 힐난을 들은 바른미래당 이언주 의원은 “자기가 더 유리한 곳을 찾아다니는 게 철새다. 저는 더 불리한 곳으로 가고 있다”고 반박했다.
바른미래당 이학재 의원이 어제 자유한국당으로 복당했다. 바른미래당 몫으로 받은 국회 정보위원장직을 전리품으로 가지고 갔다. 그러면서 ‘보수대통합’을 앞세웠으나, 실은 한국당 지지율이 반등하면서 다음 총선에서 유불리만을 계산한 전형적인 철새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그렇다. “갔다가 다시 오는 게 철새”이고, “따뜻한 곳으로 가는 것이 철새”이기 때문이다.
양권모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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