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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9 (수)

"교통체증=광고 황금시간대"…美광고주들의 '통근러 잡기'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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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수현 인턴기자] [출퇴근 특성 반영해 시시각각 변하는 광고판…지친 퇴근길엔 공짜 아이스크림 시식행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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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일리노이주(州) 시카고 도심의 교통 체증.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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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마다 꽉 막힌 도로에 지하철 환승 지옥. 우리나라만의 얘기는 아니다. 지난해 미국 직장인들의 통근시간은 하루 평균 53.8분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직장인들이 매일 아침저녁으로 길바닥에 버리는 시간이 광고주들에겐 황금 시간대가 되고 있다.

미국 인구센서스국(ACS) 통계에 따르면 미국의 출퇴근 시간은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하루평균 통근시간 53.8분은 2009년에 비해 3.6분 증가한 것으로, 미국인들은 8년 전에 비해 연간 14시간24분을 통근 시간으로 더 쓰고 있다. 광고회사 라마르의 판매사업부 부사장인 존 밀러는 뉴욕타임스(NYT)에 "미국의 늘어난 교통량이 광고회사와 광고주들을 돕고 있다"고 말했다.

광고회사들은 사람들이 차량에 갇혀있는 출퇴근 시간을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하고 있다. 미 전역에 17만5000개의 옥외광고판을 운영하는 라마르는 어떤 구간에서 자동차가 느리게 움직이는지, 도로에서 가장 주목도가 높은 곳은 어디인지, 해당 지역 운전자들은 주로 어느 곳에서 쇼핑을 하는지 등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한다. 이렇게 모인 빅데이터는 광고판의 위치와 내용을 정하는 데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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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에 설치된 던킨의 디지털 광고판/사진=라마르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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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디지털 광고판 비중이 늘어나면서 출퇴근 시간대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광고도 가능해졌다. 잠이 덜 깬 출근길에는 커피, 배고픈 퇴근길에는 도넛 광고로 바뀌는 던킨 광고판이 등장했다. 패스트푸드로 차 안에서 급하게 아침을 먹는 사람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로 흥행에 성공한 20세기폭스는 출퇴근 시간 라디오를 이용했다. 20세기폭스는 영화 개봉 하루 전인 11월 1일 출퇴근시간에 맞춰 퀸의 '보헤미안 랩소디'를 다른 버전으로 편곡해 라디오로 내보냈다.

혼잡한 출퇴근 시간의 대중교통도 예외는 아니다. 미국의 아이스크림 업체 블루버니는 지난 5월 붐비는 시카고 클라크, 레이크 지하철역에서 아이스크림 시식 행사를 열었다. 블루버니는 "사람 많은 지하철에 지치고 짜증난 사람들에게 달콤한 아이스크림만큼 도움되는 것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최대 라디오 방송사 아이하트미디어의 로버트 하트먼 최고경영자(CEO)는 NYT에 "출퇴근 시간이 길어질수록 그 시간을 활용하려는 광고주들이 늘어나고 있다"면서도 "너무 많은 광고에 노출되면 사람들은 차 밖으로 나가는 순간 기억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김수현 인턴기자 vigi1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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