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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2 (토)

국민은행, SW 불공정 선정 논란 “어차피 IBM, 국산 들러리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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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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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의 4000억원 규모에 달하는 차세대 전산시스템 구축 사업을 두고 국내 한 중견기업이 제품 선정 과정의 억울함을 호소하고 나섰다. KB국민은행의 불공정한 제품 선정 과정으로 국산 소프트웨어가 제품 선정과정에서 원천 배제 당했다는 주장이다.

중견기업 티맥스소프트는 18일 프레스센터 18층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불공정한 과정과 경쟁의 결과로 이루어진 (KB국민은행의) 특정 제품 선정을 전면 무효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티맥스소프트가 문제를 제기한 것은 KB국민은행의 차세대 전산시스템 구축 사업 '더 케이 프로젝트'다. 해당 사업은 4000억 원에 달하는 초대형 전산시스템 구축사업으로 KB국민은행이 특정 외산 IT기업의 종속성을 벗어날 수 있을 것인가를 놓고 IT업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KB국민은행은 지난 10월 SK C&C를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했고, SK C&C는 1안과 2안 두가지 제품 구성안을 KB국민은행에 제시했다. 1안은 미들웨어를 티맥스소프트의 '제우스', 데이터베이스 관리 시스템(DBMS)은 티맥스데이터의 '티베로', 2안은 한국오라클의 제품들로 구성됐다.

SK C&C의 제안 이후 해당 복수제품에 대해 내부 검토와 가격 경쟁 등이 진행돼야 하지만 현재 SK(주) C&C가 제안하지 않은 제품인 한국IBM의 제품으로 내부 결정이 완료된 상태다.

티맥스소프트는 KB국민은행의 제품 선정 과정에서 유독 국산 인프라 SW만 배제됐으며, 한국오라클과 한국IBM 등 오직 외산 SW 제품에 대해서만 기술 검증이 실시됐다고 지적했다. 국산 SW에 대해서는 검증 기회조차 부여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이 과정에서 외산 SW의 제품 '가격 후려치기'와 '수상한 해외출장 의혹도 제기됐다. 한국IBM이 초기 제안 시에는 제품 일부 가격으로 수 백억원을 제안했다가 나중에 가서 해당 제품을 무상으로 준다고 제안을 변경했다는 것이다.

또한 더 케이 프로젝트의 경쟁 결과가 지난 12월 11일 발표되기 전인 12월 6일 KB국민은행의 IT를 총괄하는 대표 일행이 한국IBM의 담당 임원과 해외 출장길에도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티맥스소프트는 KB국민은행의 상식적이지 않은 제품 선정으로 과거에도 같은 아픔을 겪은 것으로 토로했다. 지난 2013년 KB국민은행이 탈메인프레임(다운사이징)을 결정한 후 티맥스소프트가 약 4개월간 약 100억원에 해당하는 소프트웨어 및 60명의 인력을 제공해 사업 추진을 지원했지만 한국IBM 대표의 메일 한통으로 사업이 취소되면서 그 피해를 고스란히 티맥스소프트가 떠안았다는 주장이다.

티맥스소프트 관계자는 '시장에다가 공모하고 업체간의 경쟁을 유도한 상황에서 한 업체와 짜고 그 업체와만 계약을 하는 것과 같은 모습은 지금의 공정한 시정 분위기와는 맞지 않다'며 '시장에 공개적인 입찰을 요구한 것은 공정성과 객관성이 담보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5년전 (KB국민은행이) 유닉스로 다운사이징 한다고 할 때 많은 지원을 했다. 다른 국내 SW업체도 지원에 나섰다. 그렇지만 작은 회사라는 입장 때문에 사업 취소에 따른 손해를 모두 감수했다'며 '5년 전에도 그랬는데 그러한 과정이 또 반복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 관계자는 '사업이라는 것이 이기고 질수도 있지만 공정성을 침해 당하거나, 최선을 다해서 이기거나 질 수 있는 권리 자체를 박탈당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티맥스소프트는 이에 따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KB국민은행의 우선협상대상자 계약 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고, 공정거래위원회에 심의를 요청한 상태다. 또 KB국민은행의 감독당국인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도 심의를 요청할 예정이다.

한편 국민은행은 티맥스소프트의 주장에 대해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국민은행은 SK C&C의 제안서 상에 SK가 제안하지 않은 제품도 추가로 검토할 수 있는 것으로 적시되어 있으며, 최적의 제품 선정을 위해 IBM제품을 추가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티맥스소프트 제품을 기술검증에서 제외한 것은 티맥스 제품이 국내 시중은행 주요업무 시스템에 적용된 사례가 없고, SK에서도 내부 업무관리용으로 제안돼 별도의 검증이 필요없었다는 입장이다.

국민은행 IT를 총괄하는 대표 일행이 IBM과 동반 해외출장에 나섰다는 의혹도 사실과 다르다며, 국민은행 IT그룹 임직원은 인도 구르가온 지점을 단독으로 방문했다고 밝혔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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